11월12일(화)
오늘 주제도 지난 설교에 나온 이야기다.
“하나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다.”는 문장에서
모든 사람은 지금 이렇게 살아서 숨 쉬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죽어서 숨을 멈춘 사람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될까?
아무래도 하이데거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는 사물(Ding)을 가리켜
사중자의 회집이라고 말했다.
사중자(四重者)는 독일어 das Gevierte의 번역이다.
번역이 우습게 보이긴 한다.
저 단어는 독일어로
4(四)를 뜻한 vier에서 왔다.
사각형을 Geviert라고 한다.
이걸 의인화해서 Gevierte라고 사용한 것 같다.
(내가 독어를 잘 모르면서 한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잘못된 게 있으면 이해를 바람.)
어쨌든지 저런 언어 변형을 통해서 하이데거는
사물을 제 가지 어떤 힘의 회집이라고 본 것이다.
그 네 가지는 땅, 하늘, 신성들과 사멸할 자들이다.
그것들의 회집이 다리, 항아리, 망치와 같은 사물이다.
이게 무슨 뜻인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건
내 능력을 벗어나기도 하고
여기서는 필요 없기도 하다.
이렇게만 정리하면 된다.
하이데거에게는 숨을 쉬지 않아 생명이 없어 보이는 사물까지도
존재가 자기를 나타내는 자리다.
사물이 우주 전체와 유기적인 관계 안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늘 숨 쉬는 방식 안으로 생명을 제한시킨다.
그게 우리가 생명을 경험하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구별을 초월하시는 분이시다.
이건 단순히 신앙적인 차원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물리적인 차원에서도 엄정한 사실이다.
고도의 지성적 동물인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것도
결국은 물과 구리와 황과 인 같은 소립자이지 않은가.
인간 자체가 숨을 쉬지 않는 사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흙에서 온 것이다.
흙이라는 사물에 하나님의 생기가 들어와서 사람이 되었다.
그렇다면 원래의 상태는 분명히 숨을 쉬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죽어서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그런 상태까지를 포함해서
그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서 살아있는 것이다.
목사님 묵상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다'라는 첫 단락에 나오는 문장을
'그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서 살아있는 것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으로 이해해도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여러 의문이 생깁니다.
'그'라는 단어을 뺄 수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그'라는 것이 포함되면, 하나님 안에서 살아있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다음으로 하나님 안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나님께 안과 밖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닌지?
혹 저의 이러한 의문이 말 장난에 불과한 건 아닌지 자문해 봅니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묵상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네요.
날이 많이 찹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