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5)

조회 수 2348 추천 수 0 2013.11.14 22:10:13

11월14일(목)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 출입문에 내다붙인 95개조 신학논제는

주로 면죄부와 교황무오설에 대한 비판이다.

면죄부는 1506년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독일 알브레히트 추기경에게

판매권을 허락함으로써 독일 지역에서 시행되었다.

알브레히트는 테첼로 하여금 독일 지역을 순회하면서

면죄부를 옹호하는 강연을 하게 했다.

면죄부는 로마 베드로 성당 건립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

교황청에서 생각해낸 꼼수(?)처럼 우리는 생각한다.

베드로 성당 건립과 관계가 없는 건 아니지만

면죄부가 그렇게 신학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당시 로마가톨릭교회에는 고해성례가 아주 중요했다.

물론 지금도 고해성사는 그들에게 중요하다.

고해성례는 세 단계를 거친다.

1) 자신이 통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제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2) 자신의 죄를 구체적으로 고백한다.

3) 사제가 명한 보속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보속은 주기도를 100번 외우는 것이나

묵주기도를 드리거나 마리아 상 앞에서 기도하는 것,

그 외에 사제가 명하는 어떤 임무 등이다.

신자들은 그런 행위를 통해서 자기가 용서받았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

목회적인 차원에서 나름 의미가 있긴 하다.

면죄부는 고해성례의 세 번째 단계에서 필요한 제도다.

1)과 2)는 개별 성당에서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런 사람이 면죄부를 구입하면 보속 없이 용서받는다.

물론 연옥에 가 있는 죽은 조상들의 영혼을 위해서 면죄부를 사면

돈이 헌금함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순간에 하늘나라로 간다고도 했다.

연옥에 가 있는 영혼은 이 땅에서 일종의 보속을 다 하지 못한 이들이기에

면죄부를 통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죄부는 교회당국과 신자들에게 서로 매력적인 제도였을 것이다.

교회당국은 재정을 확보할 수 있었고

신자들은 구원의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루터는 속죄를 가톨릭의 전통과 다르게 보았다.

속죄는 사제나 교황이 발생한 면죄부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개인의 회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인사제직이 해당된다.

모든 신자들은 사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직접 하나님께 사죄의 기도를 드리고

직접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영적인 의미에서 사제다.

 

면죄부는 오늘의 십일조와 비슷한 개념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돈으로 처리하려는 제도라는 점에서 그렇다.

종교의 상업화다.

종교개혁 당시에 가톨릭신자들이 면죄부에 매달린 것처럼

오늘 한국교회 신자들도 십일조에 매달려서 신앙생활을 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십일조를 드리는 사람도 많고,

또 형식적으로 드리는 사람도 있고,

일종의 사행심 비슷한 기분으로 드리기도 하고,

두려움으로 어쩔 수 없이 헌금하기도 한다.

각각의 경우가 다 다르니까 한 가지로 매도할 수는 없으나

지금 한국교회에서 현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십일조는

신앙을 크게 왜곡시킬 염려가 적지 않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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