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1)

Views 2444 Votes 0 2014.04.12 22:41:32

한국에는 목사가 넘쳐난다. 목사가 활동할 수 있는 자리는 제한적이다. 목사가 됐지만 자리가 없어서 백수로 있거나 대리 운전이나 택배 기사 등, 임시로 다른 일을 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 담임 목사 자리를 구한다는 공채 광고에 사오십 명은 보통이고, 많게는 칠팔십 명이 지원한다. 요즘 젊은이들의 어려운 취업 상황과 비슷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일차 원인이다. 2천 년대에 들어오면서 교인 숫자는 정체 되거나 줄어드는데 비해서 80, 90년대 늘어난 신학생 정원 숫자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수요가 줄면 공급도 줄어야 마땅한데도 이런 불균형이 계속된다. 이유가 뭔가?

 

신학생 숫자를 줄이면 교단이 약화된다는 생각이 각 교단의 지도급 인사들에게 팽배하다는 게 하나의 이유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성장한 데에 신학생 배출이 큰 몫을 차지했다. 군소 교단이었던 몇몇 교단이 대거 신학생을 배출한 덕에 손에 꼽히는 교단으로 성장한 일도 있다. 교단 간의 경쟁이 심한 한국교회에서 신학생을 줄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신학대학교 재정 운영의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 신학대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신학생 숫자가 10%만 줄어도 경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신학대학교가 태반일 것이다. 교단이나 이사들이 큰 액수의 전입금을 부담하지 않는 한 신학대학 당국으로서는 입학 정원을 줄일 수 없다.

 

목사직에 대한 선망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목사에 대한 교회 밖의 평가는 가지각색이지만 교회 안에서는 비교적 우호적이다. 은혜를 받으면 목사가 되거나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이런 경향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개인 사업이 실패하거나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사람들도 은혜를 받았다는 명분으로 신학대학교의 문을 두드린다. 심한 경우는 세상에서 못된 짓을 골라가며 하던 사람이 나이 들어서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주로 군소교단에서 자주 일어난다. 자신을 목사가 되게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세상에서 단련을 받게 했다고 자위하고 선전해댄다. 이런 풍토에서 신학생들의 숫자는 줄어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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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회색늑대

2014.04.17 09: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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