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과 목사의 과잉 배출에 대한 다른 의견도 있긴 하다. 남북통일 이후 북한 지역에 달려갈 목사들을 준비시키려면 목사 배출을 좀 넘치게 해도 좋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런 말은 전형적인 견강부회다. 그런 자기 합리화로 오늘의 목사 과잉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큰 섭리는 그분께 맡기고 지금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릴 건 가려야 한다. 고칠 게 있으며 고치고, 버릴 게 있으며 버리고, 필요한 건 채워야 한다.
목사 과잉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문제 중의 하나는 목사들끼리의 경쟁이다. 경쟁이 교회 성장의 에너지로 기능할 수 있지만, 그런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교회의 일치를 훼손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더 크다. 이건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에 걸친 것이다. 개교회주의가 극에 달했다. 마치 치킨 구이 가게가 서로 경쟁하듯이 교회도 그렇다. 교회의 단일성과 보편성은 한국교회 안에 이미 실종된 지 오래다. 이런 게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본질이 왜곡되면 결국 총체적으로 질병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목사 과잉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문제는 목사의 질적 저하다. 목사의 수준을 표준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지적 수준이 낮거나 인격적인 수준이 낮아도 영적 수준이 높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라는 게 있다. 단기 과정으로 목사 안수를 남발하는 군소 교단은 접어두자. 어느 정도 인정받는 교단의 신학생들도 수준이 모두 적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너무 많은 신학생들이 배출되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학생들을 걸러내기가 어렵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 원리가 목사 세계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질이 떨어지는 목사들의 득세로 인해 괜찮은 목사들이 갈 자리를 찾지 못한다. 교회 권력을 손에 쥔 당회원들은 신학적으로 반듯한 목사보다는 꿩 잡은 게 매라는 식으로 무조건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목사를 찾는다. 목사들도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바르게 목회하고 설교하려는 목사들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연재하신 헤셀의 글이 저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다시 새로운 주제로 글을 쓰신다니 기쁘고 기대도 됩니다.
이론적인 부분은 잘 모르지만
일반신자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오자, 탈자는 잘 찾는 사람인지라...ㅋㅋ
이번 글에서 제 눈에 딱 걸린 오자 하나는
"고칠 게 있으며 고치고", "버릴 게 있으며 버리고" 에서
'있으며' 가 '있으면' 으로.......ㅡㅠ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