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진정성은 기독교 신앙에 실존적으로 참여할 때 확보된다. 이는 기독교 신앙에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자가 된다는 뜻이다. 바르트에 의하면(Einführung in die evangelische Theologie, 63쪽) “원하든 않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하나님에게 매혹당할 뿐만 아니라 휩쓸린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신학의 세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없다. 휩쓸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행위가 불러일으키는 영적인 세계에 실존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을 단순히 신앙적인 열정이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구경꾼이면서도 겉으로는 열정적일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을 호기심으로만 접근할 수도 있다. 한국교회 신자들에게는 이런 특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것은 오히려 신앙의 퇴행이요, 독단이다. 그래서 뜨겁게 기도하고 찬송하지만 교회 공동체와 세계를 향해서 개방되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갇힌다. 이런 상태에서는 예수 믿어 구원 받고 복 받는다는 생각에만 머물 뿐이지 교회 개혁과 세상 변혁에 마음을 둘 수 없다.
하나님의 구원 사건에 실존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를 향해서 영혼이 움직인다. 그 사람은 하나님 나라, 즉 하나님의 통치에 관심을 기울인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에 마음이 열린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이며, 성령의 피조물이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공동체의 일에 실존적으로 참여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헌금이다. 교회가 건강하게 움직이는데 필요한 재정확보에 당연히 참여하게 된다. 가정살림에 책임감을 느끼는 부모라고 한다면 자식들이 함께 먹고 살 수 있는 재정을 확보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