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거품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분들도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한국교회는 영적으로 아주 다이내믹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가 한국에 있다. 요즘 통계는 어떤지 모르나 수년 전에 교인이 칠십만 명이었다. 교파별로 가장 큰 교회가 모두 한국에 모여 있다. 세계 10대 교회 중에 다섯 개 이상이 한국에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 신자들은 유달리 헌금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하고, 극성스러울 정도로 예배에 집착한다.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보통이고, 매일 새벽기도회에 출석하는 이들도 제법 된다. 교회 행사는 오죽 많은가. 한 교회에서 실시하는 특별새벽기도회에 매일 수만 명이 출석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수백억 원 이상 들어가는 교회당을, 때로는 수천억 원 이상 들어가는 교회당을 건축한다. 미국교회 다음으로 해외 선교사를 많이 보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동시에 우리는 교파 분열에서도 세계 최고이며, 교회의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세계 최고다

 

나는 한국교회의 이런 현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회가 일단 다이내믹하다는 점은 높이 사야 한다. 은퇴자들이 주로 교회에 나오거나, 또는 특별한 절기에 맞춰 뜨문뜨문 교회에 나오는 유럽 교회를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도 한국교회의 좋은 점이다. 그러나 신앙의 다이내믹도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도 못한 것 아닌가. 과유불급!

 

내가 보기에 한국교회의 표면적인 풍요는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 많이 끼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몽땅 거품일지도 모른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교회나 거품이 없을 수는 없다. 그리고 맥주처럼 어느 정도의 거품은 있어야 교회도 제 맛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우리에게 거품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신앙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남북분단 문제 앞에서 한국교회가 무기력하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개신교 목사들의 신뢰도가 로마가톨릭 사제와 불교의 승려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간접적인 증거다.

 

다른 문제는 접어두고 목사의 영혼이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살펴보는 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지금 목회 행위를 통해서 영혼의 풍요를 경험하는 목사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목회 현장은 시쳇말로 막장을 방불케 한다. 먹고 살 수만 있다면 목회 현장을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목사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자신의 영적 실존이 처한 상황을 파악조차 못할 정도로 영혼이 피폐해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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