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세상
성서의 첫 문장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이다. 사도신경의 첫 문장은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이다. 성서와 기독교 문서의 중심에 창조 신앙이 놓여 있다는 뜻이다. 이런 창조 신앙을 근거로 진화론과 대립하는 것은 성서와 기독교 신앙을 크게 오해하는 것이다. 창조 신앙은 인간을 포함한 세상이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되었다는 엄중한 사태를 가리키는 것이지 어떻게 창조되었느냐 하는 것을 논증하는 게 아니다. ‘어떻게’의 문제는 자연과학의 업무다. 그 자연과학에는 철학도 포함된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같은 자연과학만이 아니라 철학도 기본적으로 세상 현상에 대한 해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그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창조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독교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과학자들과 철학자들도 제법 있다. 그러나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비판으로 토대가 흔들릴 정도라면 기독교는 망해버려도 된다. 그들의 비판은 근본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현상적인 것에 머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신은 죽었다고 비판한 니체나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라고 비판한 마르크스를 보라. 그들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당시 유럽 기독교 현상을 심리학적으로나 사회과학적으로 비판한 것뿐이지 기독교의 본질을 파괴한 것은 아니다. 그들 덕분으로 교회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어 그것을 교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히려 그들을 현대의 선지자들이라고 보는 게 옳지 않을는지.
오랫만에 집중해서 묵상 말씀을 읽었습니다.
다비아에 오면 언제나 영적으로 잠들어 있는 저를 흔들어 깨우는
말씀들이 넘쳐나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ㅎㅎ
사실 우연찮게 여러 묵상 글들 중에서
이 말씀을 읽었는데요..출근하는 내내 반복해서 읽고...
이 내용들은 스크랩을 해두었다가 달달 외워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막연하게나마 생각을 하고 정리를 하려고 했으나... 헤매고 있던
신학과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간의 관계를 짧지만 분명하고 명확하게
핵심을 짚어서 정리해주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비판으로 토대가 흔들릴 정도라면 기독교는 망해버려도 된다'라는 말씀에서는
왠지 모를 희열과 자신감, 당당함이 느껴지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