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조회 수 1564 추천 수 0 2015.04.13 21:51:47

우리 동네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꽤 된다.

완전히 너머가기 직전의 집도 있고,

약간 수리하면 들어가 살만한 집도 있다.

대개는 노인들이 살다가 세상을 뜬 집들이다.

자손들이 집을 팔지 않는다.

팔아봐야 별로 계산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집은 낡았으니 값이 나가지 않고,

땅값만 받아야 하는데,

그래봐야 큰 돈이 되지 않는다.

우리집 바로 옆집도 폐가다.

수리해도 사람이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늘같이 부술부술 봄비가 내리는 밤이면

귀곡산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음침하다.

오늘 오후에 그 집 마당으로 들어가 봤다.

벌써 6,7년 사람이 살지 않았으니

마당은 온통 잡풀투종이에다가

번식력 좋은 대나무로 점령당하고 있었다.

그 마당에서 우리집 쪽으로 사진 한장 찍었다.

뒤로 우리집 2층인 내 서재가 보인다.  

IMG_0229.JPG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을 나는 전혀 모른다.

이곳에 살던 노파가 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해 지내다가

얼만 전에 세상을 뜨셨다고 한다.

내가 이사온 뒤로는 자녀들이 한번도 이 집에 와 본적이 없다.

이 집에도 많은 사연이 묻여 있을 거다.

 

아래 사진은 같은 자리에서 방향만 돌려서 찍은 거다.

흉가처럼 보이는 이 집 마당에도

이렇게 멋진 꽃이 피어 있을 줄이야.

IMG_0228.JPG

복숭아 꽃으로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가지가 부러져 있었다.

꽃 무게에 부러진 것일까?

그럴 리가 있겠나.

부러진지 오래되어 보인다.

그런데도 꽃을 피우다니,

나무의 생명력을 실감한다.

이웃집dl 폐가라서 느낌이 좀 거시기 하지만

이렇게 화사한 꽃을 피워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꽃 참 예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667 톰 라이트(6) 2015-04-22 2721
3666 톰 라이트(5) 2015-04-21 1294
3665 톰 라이트(4) [4] 2015-04-20 6276
3664 톰 라이트(3) 2015-04-18 1382
3663 톰 라이트(2) [2] 2015-04-17 1603
3662 세월호 참사 1주기, 박근혜 대통령 [6] 2015-04-16 1806
3661 운전 면허증 [5] 2015-04-15 1616
3660 레퀴엠, 결혼, 쿠바 file [6] 2015-04-14 2381
» 폐가 file 2015-04-13 1564
3658 톰 라이트(1) 2015-04-11 1790
3657 사도신경 암송하기 2015-04-10 1339
3656 진달래 옮겨심기 file [3] 2015-04-09 4363
3655 칭의의 능력 [1] 2015-04-08 1283
3654 4월의 색깔 file [6] 2015-04-07 1546
3653 성찬 빵을 떼며... 2015-04-06 1529
3652 사순절 묵상(40) [10] 2015-04-04 1830
3651 사순절 묵상(39) [2] 2015-04-03 1769
3650 사순절 묵상(38) [5] 2015-04-02 1451
3649 사순절 묵상(37) [2] 2015-04-01 1372
3648 사순절 묵상(36) [2] 2015-03-31 1124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