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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팽목 분향소를 찾았으나

유가족들의 외면으로

분향도, 조문도 못하고 대국민발표문만 읽고 말았다.

그리고 외국 순방 차 한국을 떠났다.

출국 날짜를 하루 늦춘다고 큰 일 날 것도 없는데,

하필이면 전국민이 애도하는 오늘 떠났을까?

순방 업무는 국가를 위한 일이니

이런 애도와 상관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거나,

아니면 유가족 문제는 전체 국가의 차원에서 볼 때

일부에 불과하니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여겼을 수도 있다.

혹시 세월호 참사 처리를 귀찮은 일로 보는 건 아닐까?

유가족들이 트집을 잡으면서

보상금이나 많이 타내려는 사람들로 보이는 걸까?

본인은 부모를 다 총탄에 잃었어도

남 탓 안 하고 조용히 참고 견디면서 해결했는데,

유가족들은 너무 오래 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이제 박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겠다.

무의미한 일이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유가족들의 지난 1년은 사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조사해서 밝히는 것이다.

지금 그게 특별법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는데,

특별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시행령으로 인해서

또 조사위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인양 문제도 복잡하다.

디테일 한 부분은 내가 잘 모르고,

유가족들이 충분히 위로받아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이 과하게 요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결정적으로 잘못된 게 아니라면 들어주는 게 좋다.

내가 보기에 그들이 과하게 요구한 것은 없다.

정부가 미리 알아서 할 일을 하지 않으니

그들이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그대로 있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뼈저리게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이다.

기울어가는 배 안에서 망치로 창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오려는 것이다.

자기 아이들이 못한 걸 자신들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멀리 떨어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유가족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이 사건을 기억하고 서로 말하고,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게 아닐는지.

세월호 1주기 되는 날에

마음이 착잡하고, 무겁다.


[레벨:16]맑은그늘

2015.04.17 01:34:43

지식인들이 힘을 내 줬으면 좋겠습니다.

기억하고, 말하고, 기도하는 것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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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4.17 22:51:18

행동까지 나가야겠지요?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고,

그런 사람들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하는 게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고,

각자의 분량만큼 그 일에 참여하면 되지 않을는지요.

[레벨:7]물가의나무

2015.04.17 13:53:51

어느 부모가 자식 앞세우고 맘이 편할까..

 

어느 자식이 부모를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잃고 분노 하지 않을까요...

 

네 맞습니다. 저라도 그럴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일에 원인을 찾고 재발을 방지 하자는 그 의견에 반대할 이는 많지 않으리라 봅니다. 해서 정부와 각 부처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일들도 누군가는 해야 할 것입니다만, 저는 가르치는 자요 목사로서 라면 좀 더 살피고 헤아려 더 높은 것을 바라 볼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 목사님 말씀하시듯 이 땅의 잠정성과 하나님 나라의 영원성에 관한 것 말입니다.

 

애석 하게도 이러한 일들의 뒤를 보면 부패한 관료들과, 자기 이익만을 추구 하는 재계, 초대형을 지향하는 종교가 항상 맞물려 있습니다. 그런 그들 중 대부분이 장로요, 목사요, 직분자들로 구성 된 현재 교인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을 누가 가르쳤습니까? 안전을 뒤로 하게 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 하도록 만든 것이 70년대부터 현재 까지 성공만을 부르짖은 이 땅의 목사와 교회들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 아닌지요? 소위 기독교 방송 매체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설교를 들어보아도, 이 곳 다비아에서 선포 되는 하나님나라와 이 땅의 잠정성에 함몰 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설교는 한두 편 있을까 말까 한 것이 현재 우리나라 개신교의 현실 입니다.

 

유족들의 슬픔과 애통이야 무엇으로 견줄 수 있겠습니까마는, 허나 그 일은 세상을 쥐고 있는 자들이 어떻게든 풀어 나갈 일입니다. 물론 각자의 마음에 다 들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다만 그런 그들과 앞으로 또 있을 더 큰 사태에 직면 하게 될 잠정적 사람들이, 무엇이 참 된 신앙이고 참 된 기다림인지는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 아닌지요. 그래야 그 사태에 맞서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궁극의 용기가 마련되지 않겠는지요? 그 일에 이 땅의 목사들이 더욱 깨어 있어야 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뉴스앤조이의 기사를 보아도 유족들과 그 일에 관심 있는 분들의 여전한 슬픔과 애통, 정부와 관계자를 향한 분노, 그리고 삶의 좌절 등의 글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올려 보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상쇄 시키고도 넉넉히 남는 더 큰 어떤 것이 있으리라는 것은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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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4.17 22:56:31

고난을 이길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물론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거지요.

그러나 잠정적인 세상에서 사는 동안에는

잠정적인 방식으로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하겠지요.

진상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 지고

보상받을 사람에게 보상해주고...

하나님의 궁극적인 통치를 기다리면서

그 통치에 걸맞는 일은 우리가 최선으로 수행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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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사막교부

2015.04.19 08:06:40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여전히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통령이란 사람은 아무리 봐도 영혼이 없는 좀비같다.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도 공감의 능력이 없을까 싶다. 눈물 흘리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평강이 있기를 빌어야겠지만 독재와 피흘리기까지 싸웠던 그때의 기개를 회복해야 하며 교회는 끊임없이 공평과 정의를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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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04.19 22:55:31

공감능력의 부재,

젊었을 때 당했던 정신적 상처가

치료받지 못한 까닭인 거 같습니다.

이해가 되면서도

답답하기 그지 없습1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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