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1일

톰 라이트(5)

신약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듯이 십자가는 그보다 더 깊은 의미에서 승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악이 악한 행동이라는 각각의 사건들을 전부 합친 것 이상의 무엇인 것과 마찬가지로 악에 대한 예수님의 승리 역시 그 이후에 나타난 개별적인 이타적인 사랑의 행위를 전부 합친 것 이상입니다. 기독교의 믿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그분이 나를 위해 죽었다고 고백하는 저의 개인적인 믿음 그 이상입니다. 물론 그런 믿음이 핵심적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기독교의 믿음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원칙적으로 죄, 폭력, 자만, 교만, 심지어 죽음 그 자체에 대해서도 승리를 거두셨고, 우리가 그 승리의 효력을 지금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믿음은 폭력과 탐욕, 그리고 자만이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길 거부합니다. 이 믿음은 우리 안에서, 우리의 지역 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삶 속에서 그러한 파괴적인 세력에 도전하고 그것들을 전복시키기 위해 일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믿음은 종종 눈으로 보이는 정반대의 증거들에 부딪치더라고, 그러한 힘들이 패배 당했으며, 하나님의 사랑의 힘이 그들의 힘보다 더 강하다는 믿음으로 나갈 것입니다. 십자가가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고백하는 것은 믿음의 진술입니다. 하지만 그 믿음은 허장성세를 부리는 맹목적인 믿음이 아닙니다. 그 믿음은 창조주 하나님을 올려다보고 그분을 사랑의 하나님으로 아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사랑이 치유와 화해, 그리고 희망 속에서 열매 맺기를 갈망하는 믿음입니다. (102,103쪽)

톰 라이트가 독자들이 잘 알아듣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그의 말에 내가 덧붙일 거는 없다. 예수를 통해서 일어난 구원과 사랑이 그 이후 인류 역사에서 일어난 모든 구원과 사랑 총합보다 크다는 진술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예수 사건은 계량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아들이, 즉 하나님 자신이 세상에 온 사건을 이 세상의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를 온전히 믿는 사람은 이 세상이 그 어떤 방식으로도 제공할 수 없는 삶의 능력을 허락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