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2)

Views 1339 Votes 0 2015.12.01 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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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2)

 

예수 재림이 공간 이동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뜻인가? 예수 재림을 부정하면 이단이다. 나도 예수 재림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그게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는 내 생각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라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다만 나는 지난 설교에서 재림의 방식이나 시기가 아니라 목표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했다. 예수님이 자신의 초월적인 능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하늘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건 아니지 않은가. 신약성경과 사도신경에 따르면 재림의 목표가 분명히 있었다. 그것은 심판이며, 심판은 생명의 완성이다. 따라서 그 목표의 성취인 생명 완성이 곧 재림이라고 말해도 된다. 생명이 완성되는 순간이 바로 재림의 때다.

지난 1115일 설교 꼭지글의 대글에서 어떤 다비안이 생명완성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거기서 나는 이렇게 답글을 달았다.

 

생명완성은 구원을 가리키고,

구원은 하나님과의 일치를 가리키고,

하나님과의 불일치는 죄를 가리키고,

죄의 용서는 예수를 믿음으로 가능하고,

따라서 부활의 예수를 믿음이 생명 완성의 토대이고,

그 생명 완성은 궁극적으로 종말의 사건이면서

지금 여기에 은폐의 방식으로 이미 일어난 사건이고,

선물이면서 약속이고,

따라서 이미 누려야 할 세계이면서

기다려야 할 세계이고,

지금은 우리가 부분적으로만 알지만

그때가 오면 총체적으로 알게 될 그 무엇이다.

 

이번 주일 설교와 연관해서 말하면, ‘재림 예수의 심판을 통해서 생명이 완성된다.’이다. 이 문장에서도 할 말은 많다. 관점을 줄여서 죄와의 관련만 말하자. 성서는 인간 생명이 파괴되는 원인을 죄로 본다. 죄가 극복되어야만 생명이 완성된다. 죄는 자기 스스로 자기를 완성하려는 욕망이다. 이런 표현에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삶의 열정 자체를 죄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인간답게 살려는 모든 노력을 폄하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 이념, 체제를 절대화하는 것, 즉 그것을 우상으로 섬기는 것이 죄다. 우상은 결국 우리의 생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재림 예수를 통한 최후의 심판은 인간이 스스로 자기를 구원하려는 욕망이 부질없다는 사실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사건이다. 지금은 그게 은폐되어 있다. 재림의 예수는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분이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살았던 분이다. 재림을 통해서 십자가와 부활의 실체가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부활의 빛 아래서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해보라. 세상은 태양 빛 아래에 있는 손전등의 빛으로 보일 것이다. 모든 것을 빛으로, 또는 화염으로, 또는 진리와 사랑으로 불태우는 재림 사건 앞에서 죄는 소멸되고 만다.


staytrue

2015.12.03 13:06:02

목사님, 

이런 묵상이 너무 좋습니다.

설교에 대한 친절한 부연설명과 

더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어서요 ...


부활의 빛 아래서 세상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ㅎㅎ 

이런 상상은 처음이네요 .. ㅎㅎ

그냥 좋을 것 같다는 표현만으로 가능할까요? 

어서오소서 주 예수여 ~ 

profile

정용섭

2015.12.03 22:42:32

'자기 설교에 대해서

부연설명할 수 있는 목사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이상은 내 자랑질이었습니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활의 빛' 

은나라

2015.12.08 22:55:54

목사님.. 한가지만 더 질문드릴께요.

별루 중요한 질문이 아닐수도 있는데요..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나타나 보여주셨을때..

그때도 예수가 부활하셨다는 것을 리얼하게 전달하기위한 문학적인 글쓰기 표현방식인가요?


profile

정용섭

2015.12.08 23:16:21

부활 기사에 문학적인 요소가 담겨 있냐는 질문인데,

성서에 나오는 모든 것들은 다 문자, 언어로 된 것이라서

당연히 문학적인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고대인들은 신화를 리얼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성경에도 그런 신화 방식의 글쓰기가 나오는 거에요.

이런 요소가 있다고 해서

성경의 권위가 떨어지는 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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