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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어제의 묵상에 이어서, 말이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지, 그게 실제로 가능한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는 어머니 자궁에서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자기를 완성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게 본능이다. 실제로 몸이 자라고 생각도 자라면서 자기를 완성해간다. 학문적으로 자기를 완성해보려는 사람도 있고, 기업 활동으로 그런 걸 맛보는 사람도 있다. 이런 각자의 노력들이 충돌하면서 많은 문제들이 노출된다. 자기를 방어하고 남을 지배하면서 거짓과 폭력을 행사한다. 이게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의 삶이다. 개인 사이도 그렇고, 집단 사이, 그리고 국가 사이에도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 진리를 추구하는 학교, 법원, 교회에도 죄의 힘은 약화되지 않는다.

기독교는 예수를 믿음으로 의롭다는 인정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자기 스스로 의를 완성하는 게 아니라 예수를 믿음으로 의를 선물로 받는 것이다. 신학적인 용어로 이를 전가된 의라고 한다. 예수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교리를 사람들은 좀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억지로 믿을 수도 없다. 예수가 누군지,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야만 그를 믿을 수 있고, 그를 믿음으로써 의가 주어진다는 사실에 마음이 갈 수 있다.

나는 나의 운명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해서 계획하지도 않는다. 내가 온갖 수고를 투자해서 이룬 삶도 그것 자체로는 별 거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내 삶 자체가 의미 없다거나 성실하지 않게 살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것으로는 구원의 속성인 의, 해방, 자유,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내가 담당하는 교회가 갑자기 커져서 수천 명이 모인다고 해도 그것이 나를 해방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끔찍하다. 피에로처럼 처신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십자가에 처형당하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삼일 만에 부활하신 예수를 통해서만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다. 예수와 함께 한다면 지옥도 천국이 되지 않겠는가.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84:10).


부스러기 은혜

2015.12.10 08:21:24

구원이란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이번주 설교의 결론을 그렇게 내려놓고
여기서는 '그게 정말 가능하기나 한것인가?'
뒤집으셨군요

믿기전과 조금도 다를바 없이
여전히 죄와 죽음에 갖혀 사는,
그래서 성경의 선언과는 무관하게 살아가고있는
우리의 실존 앞에서
그런 불일치에 대해 끊임없는 의구심을 가진채
자신의 무능과 한계에 아파하며 절망하는...
그런 과정속에서 철옹성같기만한 우리의 자아가 한꺼풀씩 벗겨져가는건가요?
이 훈련을 죽는 날까지 해야하는거겠죠?

목사님의 자가당착의 논리를 오늘도 화두로 삼고
스스로에게, 그분께 질문을 던져보렵니다


설교후에 이렇게 말씀을 되새김질 할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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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2.10 20:59:54

믿기 전과 조금도 다를바 없는 게 아니라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달라진 겁니다.

고아로 살다가 양자로 입양되면

고아의 습관이 남아서 겉으로는 비슷해보여도

실제로는 양자의 신분으로 달라진 거지요.

양자의 신분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이 있고

양자의 품위를 배워가는 사람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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