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
대림절(4)
지난 설교에서 ‘삶이 시작되면서 동시에 죽음도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뚫어보는 사람은 죽음과 결합되어 있는 현재의 삶을 매 순간(Augenblick) 신비롭게 경험하는 것처럼 예수 재림이 이미 우리의 삶 안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아는 기독교인들은 현재의 삶을 매 순간 새롭고 신비롭게 경험한다.’고 말했다.
‘순간’이라는 말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과거와 미래보다 현재, 바로 이 순간에만 집중해서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말이다. 그렇지 않다. 순간이라는 단어에는 과거와 미래의 차원이 다 포함되어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 목사로 살아간다. 공중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의 과정이 여기에 개입되어 있다. 미래도 지금 이 순간에 들어와 있다. 목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현재도 역시 공중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과거의 미래의 전체 맥락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은 지금이라는 순간으로 경험된다. 과거와 미래가 지금의 순간에 신비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또는 이 순간에 발현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수 재림은 앞으로 1억년이나 10억년 후에 일어날 어떤 우주론적 대변혁일지도 모른다. 또는 지구가 해체된 이후일 수도 있다. 그 문제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런 우주론적 생명의 완성인 재림이 마냥 미래로 유보되어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서의 순간에 경험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걸 놓친다면 우리는 재림 신앙의 반쪽만 아는 것이다. 반쪽만 알면 전체를 모르는 거나 같다. 참조 성구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요 11:26,27)이다. 사족으로, 순간을 가리키는 원어 Augenblick은 독일어로서 하이데거가 사용한 단어다.
지난주 설교는 오늘까지 수차례 되풀이 묵상해도 손에 잡히는게 없었지요
목사님의 인용처럼 마치 눈 감고 코끼리 털을 만지고 있는듯한....
생명의 완성, 인간실존의 완성, 사람다움의 완성.... 이게 도대체 무에란 말인가
이를 위해 그 분이 재림하신다면
내가 기대하고 있는 재림의 모습이 그것과 얼마나 동떨어진채 종말 신앙을 갖고 있었던가
..
설교를 접한 이 시간 이후로도 생명의 완성이니, 인간다움의 완성이니..
와닿지도 않는 그것을 타는 목마름으로 품고
'주님! 이를 위해 어서 오시옵소서' 하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싶군요
설교 말미에 그러셨죠?
당신은 예수님으로 인해 존재론적인 자유와 평화를 얼마나 누리며 살고 있는가?
매일 매일 내 앞에 닥치는 변화무쌍한 삶의 정황에 따라,
변덕스럽기 이를데없는 요동치는 내 마음과 기분에 따라
신앙도 요동치기 일쑤인 인간 실존의 한계속에서도
영혼 깊은 곳에서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존재론적인 기쁨과 자유를 인식하며 누리며 살수 있는게
바로 내 안에 재림 예수가 이미 도래해있다는 반증이요,
장차 완성될 생명의 어떠함을 미리 맛보며 사는게 아닐까...
그렇게 해석을 했답니다
목사님께 질문이 있어서요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이 구절에서 " 영원히 죽지 아니함"음
물리적 수명의 무한한 연장이 아니요,
바로 그 존재론적인 자유와 기쁨을 인식하고 누리며 살게 된 영적 정체성의 회복,
이미 맛보는 하나님 나라, 그분과의 연합된 상태..이를 의미함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