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5일
대림절(6)
‘대림절 영성을 아는 사람은 예수를 통해서 현재의 삶을 매 순간 새롭게 경험한다.’고 지난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말했다. 그 경험은 해방과 자유와 평화라고 말이다. 이 단어들은 대림절 영성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해방을 꿈꾼다. 작게는 일상으로부터의 해방이고, 크게는 영혼의 해방이다. 매일 먹어야 하고, 먹기 위해서 노동해야 하고, 싫은 일도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싸우기도 한다. 이런 데서 해방되기를 바라지만 죽기 전에는 이런 일상에서 해방되지 못한다. 자유는 해방과 비슷한 개념인데, 훨씬 근본적인 차원이다. 해방됨으로써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갑자기 큰 유산을 받아서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직장으로부터 해방되는 것과 동시에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이런 해방과 자유는 평화의 삶을 가능하게 한다.
과연 이런 삶이 가능한가? 세속의 삶에서는 이것이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많은 수도자들이 출가 구도의 길을 간다. 해방과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세속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수도원이나 암자로 들어가 수행하면 실제로 해방, 자유,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 개인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그리고 그게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지만 그것으로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다. 저자거리에 있든지 굴속으로 들어가든지 인간은 그대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그것이 완성이 예수의 재림을 통해서 완성된다고 말한다. 예수의 재림이 곧 생명 완성이기 때문이다. 이는 거꾸로 생명 완성이 곧 예수 재림이라는 말이 된다. 예수 재림은 이미 초림을 통해서 역사 안에 비밀한 방식으로 일어났다. 그 초림의 예수를 통해서 우리는 재림의 예수를 미리 만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생명의 완성인 해방과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예수를 만남으로써 얻게 되는 해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내일 설교에서 좀더 보충 설명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을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