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가 두 주일도 남겨두지 않았다.

19대 대선은 설레는 마음으로 맞았으나 이번은 그렇지 못하다.

맞아, 저 사람이야, 하는 느낌이 강하지 않아서 신바람이 안 난다.

그래도 어쩌겠나. 차선이라도 일단은 선택해야 한다.

아니면 차악이라고 표현해도 되겠다.

몇 번에 걸쳐서 대선 관전평을 써보겠다.

뭐, 관전평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다. 

내가 보는 선택의 기준을 넋두리처럼 적어보겠다.


나에게 첫째 기준은 남북관계를 합리적이면서도 전향적으로 풀어가는 능력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남북관계가 한가한 주제로 들릴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다.

먹고사는 문제도 남북관계에 좌우된다. 

이 자리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국제 경제 메커니즘에 관해서 말을 꺼내지 않겠다.

누구의 눈에나 들어오는 상식 차원에서만 말하겠다.

우리가 현재 부담하는 천문학적 국방비를 경제 발전으로 돌리려면 

당연히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

어느 후보든지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끌고가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압도적인 힘으로 굴복시킬 것인지,

대화와 설득으로 '윈윈' 하는 길을 낼 것인지에 달려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제시한 햇빛 정책이 전적으로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 전인가, 어떤 후보의 입에서 '선제 타격'이라는 발언이 나왔을 때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생각에 갇혀 사는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북한의 공격 조짐이 분명할 때 선제 타격을 불사하겠다는 말인데,

그 조짐을 100% 밝힐 수도 없으려니와 

만에 하나 확실한 증거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라면 선제 타격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예컨데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은 선제 타격으로 북한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도 없고,

전쟁이 벌어져서 우리가 승리해도 우리의 모든 것을 잃을 각도를 해야 한다.

문외한인 내가 보더라도 

북한은 전세가 불리할 경우에 중국군을 끌어들일 것이다.

제 2의 6.25가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그 후보는 사드 배치도 언급했다.

중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를 알고 하는 말인지, 의심스럽다.

여당 후보의 북한 정책이 어떤지는 살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앞으로 후보 토론 시간에 나오지 않겠는가.

선제 타격이나 사드 배치 같은 말은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저나 20대 젊은이들은, 30대까지 포함하여 

남북 통일에 대한 비전이 '1'도 없다고 한다.

이들에게 통일의 꿈을 심어주지 못한 50~60대 부모 세대의 책임이 크다.

늦겨울밤의 정취가 아름답고 황홀하니,

대선으로 너무 마음 졸이지 않았으면 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웃으면서 싸우고,

악을 악으로 갚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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