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殺意

Views 2233 Votes 0 2012.04.10 23: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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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이고 싶다. 여호와를, 야훼를, 죽이고 싶다. 내 딸을 죽인 그 신을 죽이고 싶다.




그런데, 바보같은 나는, 오늘도. 여호와, 야훼에게 기도한다.


내 딸, 도희를 직접 돌봐달라고, 보살펴달라고 기도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도희가, 당신의 나라에서 너무도 행복하고 즐거워서, 엄마를, 아빠를,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남은 아들, 오빠, 도영이는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기도한다.


기도하기 위해서 나는, 그리고 애 엄마는, 오늘도 먹는다, 마신다, 잔다.


우리 부부는, 사람이 아니다. 여호와가, 야훼가, 우리를 사람이 아닌 존재로, 괴물로, 만들었다.


그는 비열하고, 잔인할 뿐이다.


나는, 그 신을, 죽이고 싶다. 아니면, 내가 죽고 싶다.


라크리매

2012.04.11 01:49:58
*.41.196.122

도희 아버님 책을 읽으실 마음도 여유도 없으시겠지만  마음이 닿으실때... 레비나스의 시간과 타자라는 책을 읽어 보셨음 좋겠습니다 야속하고 무심한 하나님께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기 힘드시다면 도희아버님처럼 견디기 힘든 고난을 당했던 인간의 사유를 통해서 위로 받으실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연약한 인간과 힘없는 신을 용서하세요

흰구름

2012.04.11 01:58:25
*.241.112.15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겁니다.

16년 전 봄에 시퍼렇던 큰애가 세상을 떠나고 그 충격으로 인해 어머님마저 떠나셨을 때가 떠오르네요.

신학을 전공한 저 역시 하나님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아이를 데려간 건 하나님이 아니라 운명의 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면 하나님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깨달음이었지요.

성서가 증언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승리주의자들의 하나님이라기보다는

약자들의 고통 중에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이시라고 저는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힘들어서 하나님마저 저버리면 내 인생과 남은 가족들만 더욱 힘들고

망가질 뿐이라는 점을 배우게 되더군요.

그래서 힘을 내어 조이스 럽 수녀의 책 <작은 불꽃>과 

노만 빈센트 필 목사의 <사별의 슬픔에 잠긴 이들에게>를 출판했습니다. 

혼란스럽던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더군요.

돌이켜 보면 레슬리 웨더헤드 목사님의 <하나님의 뜻>과

도로테 죌레의 <고통> 역시 저에겐 슬픔을 견디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생 동안 잘 견디시면서, 영원한 빛의 세계에 안긴 도희가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지 마시기만을 기도합니다.

혹시 앞의 책 세 권  필요하시면, honestjesus@hanmail.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흰구름

2012.04.11 10:31:53
*.127.226.39

조심스러운 말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살의까지 느끼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정직하다는 증거일 겁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황망하게 사별한 이들에게 기독교는 솔직히 참 서툰 종교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불교만 해도 애도의 과정에 따라 기독교보다는 훨씬 적절한 종교제의를 제공하는 거 같으니까요.  

가장 믿음이 필요한 순간이지만,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이지요. 

"하나님이 너무 사랑하셔서 당신 품으로 데려가셨다"는 식으로 판에 박힌 교리들로 깔끔하게 설명하려는 것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환생을 생각하면서부터 죽음의 문제를 정직하게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홍정수 목사가 오래 전에 쓴 글 "하나님이 계시냐고요"는 내가 어둠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http://www.historicaljesus.co.kr/xe/?mid=article&document_srl=123632

솔나무.

2012.04.11 02:10:16
*.110.67.41

김정환님!...

도희의 소식을 접하고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도희가 항상 병상에서 치료를 하며 그 옆에서 엄마로서, 아빠로서 사랑하는 딸의 회복을 위해서

하나님께 열심을 다해서 기도했던 부모님의 간절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병이 가벼운 것이 아니였기에

인간의 의술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간절함에 막연하게 기다리는 긴 씨름을 하셨습니다.

 

오늘과 같은 하나님을 향해서 원망하시는 기도

하십시요. 더 많이 사랑의 하나님을 향해서 김정환님의 아프고 괴로운 마음을 토해내십시요.

사랑하는 아내의 그 억울함도, 여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외로워하는 아들의 원통함도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믿고 있었던 그 하나님을 향해서 큰 원망을 하십시요.

언젠가 그 원망이 작아지고, 그 원망도 힘들어진다면...

큰 소리에 목소리도 거칠어지고, 눈물도 한없이 흐르다 마르는 그 때에...

가정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늘 억눌인 괴로움이 작아지는 그 날에...

 

다시 그 하나님은 만나게 될 것입니다.

 

제가 믿고 있는 하나님은 세상에 보내신 생명을 임의로 취하지 않는 분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 도희를 하나님은 절대로 부르지 않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의 품에 당신의 사랑하는 딸 도희가 위도받고, 회복중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을 것입니다.

 

김정환님!...

숨기지 말고, 하나님을 향해서 소리지르세요.

잊지말아야 할 것은 그래도 하나님은 당신을 떠나지 않으시고 마음이 회복되는 그 날까지 조용히 늘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그 하나님은 김정환님의 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 역시 독생한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히는 그 일을 경험했으면서도 아무런 일을 할 수 없었던 바로 그 분입니다.

 

슬픔과 괴로움을 억지로 추스리려고 하지마시되, 너무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나님을 멀리 떠나지 마십시요.

 

오늘 하루도 시간이 흘러 내일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profile

이신일

2012.04.11 08:42:29
*.65.111.161

여정.jpg

 

 

(고민하다가 몇 자 적어봅니다...)

집사님의 처절한 절규와 다비안들의 안타까운 위로가 나날이 깊어집니다.

집사님의 절규는 마치 시편 기자의 그것처럼 보입니다.

많은 성도들을 앞서 보낸 경험이 있는 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부분만 그것도 희미하게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위로)를 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은혜(위로)의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 적어도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는 이 땅에서의 삶이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 하늘 아버지는 결코 우리를 해코지 하는 분이 아닙니다.

- 우리가 알든 모르든,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동행하는 분입니다.

(사진처럼...)

그러니 집사님, 도희가 더 이상 마음 아파하지 않도록, 잘 드시고 쉬고 해서 속히 몸과 마음을 회복하세요!

부탁하며, 또 기도합니다!..

(위 흰구름님께서 소개하신 책들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저는 윌리엄 폴의 '오두막'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Attachment

삼송

2012.04.11 22:37:29
*.176.158.31

도희 아버님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힘내십시요 달리 위로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희교회에서도   교회학교 초등부에  제아들 친구인 준서가 1년전에 백혈병으로 운명을 달리 했을때

새벽마다 그 아이가 낫도록 거의 매일 금식기도하시던 담임목사님께서 혼절하셨습니다.

이유는 왜 나의 기도를 응답안해주시냐고 식음 전폐하시고 2달간 힘드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교회 초등부선생님들을 비롯해서 다른 어른들도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도는 했는데 왜 응답이 없으시냐고 모두가 탄원하였지요

지금 서울샘터교회 교우님들이 김정환 집사님과 동일하게 지금 가장 많이 힘드실 것이고

신완식 목사님과 정목사님께서 아마 제일 힘드실 것입니다.

김정환 집사님이 힘을 내셔야  부인집사님과 교회 교우님들도 힘을 내실 것입니다.

김집사님! 힘내십시요 그리고 깁집사님 건강을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인 집사님께서도 정말 많이 힘드실텐데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피트

2012.04.12 00:22:37
*.161.136.83

우리는 하나님을 알수가 없습니다......

profile

프시케

2012.04.12 14:10:36
*.151.204.47

집사님 제발 모진 맘 먹지 말아주세요. 

도희를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서 살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를 보내놓고도 나는 살겠다고 먹고 마시는 내 모습이 괴물같지만

그래도 주님은 괴물같은 우리에게 살아내라고 먹을 것 마실 것 잠을 주시니 

그저 하루하루 살아봅시다.  하나님을 믿지 못해도 좋고 죽이고 싶어도 좋으니

하나님을 버리지는 말아주세요. 

머리를비우고

2012.04.21 14:32:16
*.246.78.148

읽고 또 읽고...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아프게 다가오니 괴롭습니다.


누군가 찾아와서 욥을 언급하며 

위로하는 따위의 일들을 하지 말아야 겠지요.

원망 스럽습니다. ㅜㅜ


고통스러운 글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봅니다.


도희 아버님...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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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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