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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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도에 제작된 영화 빠삐용을 보았다. 스티븐 맥퀸과 더스틴 호프먼의 내면에서 승화된 연기가 긴 여운을 남긴다. 예전에 두 번 정도 보았던 영화인데 다시 보아도 새로운 느낌이다. 비록 억울한 누명으로 살인죄로 몰려 몇 번의 탈출 시도가 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악마의 섬’으로 불리는 유배지로 가게 된다. 모든 것의 종착역인 그 ‘악마의 섬’ 조차도 자유를 향한 그의 열정을 가둘 수는 없었다.
도대체 우리 인간에게 “자유”는 무엇이기에 목숨을 던지며 그는 모험을 하게 되었는가?
빛도 들어오지 않는 감옥에서 “자유”를 향한 그 열망가운데 모든 시련을 이기어 낸다. 자유를 찾기 위해 친구의 우정을 배신하거나 다른 사람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자유”는 모든 시련과 고통을 이기게 해 주는 하나의 빛이었다.
가장 어둠이 짙을 때 새벽이 오듯이, 모든 것에 희망을 걸 수 없는 “악마의 섬”에서 그는 오히려 희망을 보고 자기의 전 삶을 던졌다. 그 자유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 자유였다. 비록 더스틴 호프만은 자유를 포기했지만 두 사람의 마지막 뜨거운 포옹은 자유를 향해 몸을 던지는 자나, 남아 있는 자나 모두가 진정한 자유를 추구한 삶으로 여겨진다.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이 떠오른다. 1인 독방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빠삐용이 꿈을 꾼다. 저승사자가 나타나자 빠삐용이 변론을 한다. 나는 죄가 없다고 누명을 썼다고 .그러자 저승사자가 빠삐용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너는 사람을 죽은 일은 없을지 몰라도 인생의 가장 큰 죄를 지었다. 바로 “인생을 낭비한 죄다” 결국 빠삐용은 스스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사라진다.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은 오늘 우리 세대에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살인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지 않았어도 우리 인생에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많이 낭비하고 있는가? 시간의 낭비 뿐만 아니라, 물질과 음식의 낭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일 과도한 노동으로,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부만 하는 인생, 정직하게 땀 흘리지 않고 투기와 부당한 이익으로 삶을 흥청망청 소비하는 인생, 정말 헤아릴 수 없이 인생을 낭비하는 삶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양심은 스스로 유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이 값진 자유, 민주주의, 평화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가꾸고 성찰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유를 잃어버린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시기입니다. 오고 가는 길가에 온갖 종류의 꽃들이 만발하게 피어있습니다. 산과 들에도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을 주는 계절입니다.
인생을 낭비하면 살기엔 우리의 삶이 참으로 짧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세계를 인식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가치 있는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자유를 통해 이웃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또 하루가 가고 새날이 옵니다.
새날이 오는 것은 영원의 삶이 바로 오늘의 삶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과거와 미래의 삶이 바로 “오늘”에 있음을 생각하며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나의 삶을 사랑하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한 편의 좋은 영화, 한 권의 좋은 책을 만나는 것도 인생을 의미 있고 풍부하게 살아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2013.4.29
맞습니다. 달팽이님,
저도 아주 어려서 봤을 때는
바퀴벌레 잡어먹는 장면만
기억났었고, 한참 후에 봤을 때는
더스티호프만이 나는 여기서 돼지 키울거다, 너나 가라 하던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그럼서 소심해서 뛰어내릴 용기가 엄써서겠지..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네요.
더스틴호프만이 용기가 엄써서가 아니라,
그가 진정한 자유를 찾았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여요.
하옇든.. 저는 내내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봐야겠네요.
그리고..
달팽이님이 말씀하신 '인생을 낭비하는.."
의 부정적인 낭비에 경각심도 가져야겠고
또 다르게는 <고귀한 시간 낭비(마르바 던>도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문득 드네요. ^^
고귀한 낭비..
에고..말하고 보니, 좀 무거운 주제네요.
카르디아님이 산청 방문했다고 하시니, 마구 부러워지네요.
저도 5월중순경에 혹여.. 휭하니 산청에 바람쐬러 갈지 모르겄어요.
칭구랑요. 그 친구한테 대원사입구 산책로 자랑질 엄청 해 놨거든요.^^
이거 충격을 받았다고 해야할지 위로를 받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달팽이님의 글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