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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6일(목)
달이 밝다
어제가 음력 보름이었다.
수요 공부를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자
전지를 마친 가로수 사이로 둥그런 달이 떴다.
원당리 집으로 올라오는 길과 마당이 훤해서
눈이 좋은 사람들은 배드민턴을 칠 수 있을 정도다.
달과 지구의 거리는 38만 여 킬로미터다.
지구 지름의 서른 배 정도 되는 거리로,
아무리 빠른 여객기를 타더라도
두 주일 이상 걸린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달의 거리보다 4백배나 멀다.
달에서 보는 태양은 지구에서 보는 거와 비슷하겠지만
달에서 보는 지구는 지구에서 보는 달과는 다르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4분의 1이다.
그러니 달에서 보는 지구는 넓이로 볼 때
지구에서 보는 달보다 10배는 크다.
지금 여기서 보름달보다 10배가 큰 달이 떴다고 생상해보시라.
크기도 크기지만 밝기도 10배가 될 테니
달에서 보는 지구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저 우주 공간에 어딘가에
지구, 달, 태양의 관계와 비슷한 세계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문명을 이룬 집단이
오순도순 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제 달이 유난히 밝았는데,
오늘은 연무에 살짝 가린 달이 붉은 빛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