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기술(3)

조회 수 2779 추천 수 0 2014.01.23 23:01:45

1월23일(목)

 

예배의 기술(3)

 

설교가 과부하에 걸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신교 예배에서 설교의 비중은 크다.

이게 로마가톨릭의 미사와 다른 점이다.

예배에 참석하는 신자들의 주된 관심이

오직 설교자의 설교에만 놓인다는 건 문제다.

설교가 별 거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예배 전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개신교 예배에서는 분리된 느낌이 많다.

설교자들은 청중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신변잡기에 불과한 이야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19세기 러시아 심리학자 파블로프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개에게 먹이를 주면서 종을 쳤다.

그렇게 반복해서 훈련을 시킨 뒤에

먹이 없이 종만 치자

개가 군침을 흘렸다고 한다.

조건 반사 이론이다.

오늘 한국교회 신자들이 설교 시간에 보이는 현상은

이런 조건 반사와 흡사하다.

할렐루야와 아멘을 습관적으로 외친다.

설교자는 그것을 주문한다.

대다수의 교회라고 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그런 경향이 강하고 말할 수는 있다.

(할렐루야와 아멘을 큰 소리로, 또는 조용한 소리로 외치는 게

큰 잘못이라는 말은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설교 문제는 이렇게 단편적인 언급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기독교의 모든 것을 압축한 것이 예배이며,

예배의 한 요소가 설교이므로

설교를 말하려면

기독교 전반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님, 계시, 종말, 세례와 성찬, 성경, 해석 .... 등등에 대해서

충분히 공부해야만 설교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여기서 한 가지만 강조하겠다.

설교자는 청중에게 가까이 가려고하기보다는

그가 대면해야 할 성경의 세계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성경의 놀라운 세계에 눈을 뜨면

무엇을, 어떻게 설교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그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설교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만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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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길위의벗

2014.01.24 13:10:15

"설교자는 청중에게 가까이 가려고하기보다는

그가 대면해야 할 성경의 세계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성경의 놀라운 세계에 눈을 뜨면

무엇을, 어떻게 설교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눈물이 다 나네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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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여름비

2014.01.24 14:38:20

 이 글 읽고 저도 '아멘!' 했다가
제가 혹시 아멘,을 남발한 건 아닌가
하고 웃었습니다.
그래도 또 아멘!

[레벨:18]르네상스

2014.01.24 16:25:36

 제가 아는 어떤 목사님은 주일 예배 시간에 설교를 한 시간 반 동안 하신다고 하시더군요.
 목사님이 설교비평하신 분들 중에 윤석전 목사님은 주일 예배 설교를 '무진장' 길게
하시기로 유명하시죠. 제가 예전에 대구동부교회 주일예배 몇 번 참석했을 땐
김서택 목사님이 강해설교를 1시간 정도 하시더군요.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에 설교가 개신교 예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오늘날 한국 개신교가 참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하려고 설교를 길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목회자의 목회적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서 설교를 길게 하는 것인지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전자가 아니라  후자라면 심각한 문제이지요.
글쎄요. 하나님의 말씀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매주 주일예배 때마다 설교를 1시간 내지
1시간 30분 정도 한다는 것은 설교가 아니라 '폭력'이나 '학대'가 아닐까요?!

[레벨:11]질그릇

2014.01.24 18:34:55

예배에 관한한 이글을 읽는 모든이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성경의 세계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설교자들...
어려운 일이겠지만, 저를 비롯해서 많은 설교자들이 성경의 놀라운 세계에 눈을 뜨기를 기대해 봅니다.^*^
엔크리스토님의 눈물의 의미를 마음에 담아 봅니다.^^
주님의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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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1.24 22:56:35

엔 크리스도, 여름비, 김종원, 질그릇 님, 
예배의 갱신이 한국교회 갱신의 핵심입니다. 
예배학자들이 아무리 예전예배를 강조해도 
교회 현장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특히 설교 부분에서 말씀으로 돌아가자고 말은 많이 하나
여전히 한국교회에서 말씀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설교 자체가 예능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중들도 그런 것만을 요구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말씀은 죽지 않습니다.
바르트 버전으로 말하면
'Deus dixit'(하나님은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꿰뚫어보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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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1]새하늘

2014.05.13 21:43:12

제가 성공회를 다니지만, 이곳은 정말 설교 시간에 아멘 하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조금은 경직된 분위기입니다.

이 분위기를 깨려고 살짝~ 엉뚱한 짓을 하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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