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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69
21:13
동쪽에 세 문, 북쪽에 세 문, 남쪽에 세 문, 서쪽에 세 문이니
열두 문이 동서남북 사방에 나뉘어 있습니다. 이런 분류가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거룩한 성이 사방으로 통한다는 뜻이 아닐는지요. 주님의 몸이며 거룩한 성이면서 새 예루살렘인 교회는 사방을 향해서 닫혀 있는 게 아니라 활짝 열려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초기부터 문을 걸어 잠그고 자기들끼리만 소통하는 밀의 종교가 아니라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려는 보편 종교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합니다. 세상 학문과 진리 논쟁에서 뒷걸음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교가 진리에 속해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그런 논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부들이 당대 철학과의 대화와 논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로 그리스도교 신학은 자신들을 철학의 한 분파로 여긴 적이 있었습니다. 서양 철학은 지혜 사랑(philosophy)이었거든요. 실제로 당시에 어떤 철학 분파는 종교적인 색채를 띠기도 했습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보편성과 개방성과 진리 지향성이라는 교회의 전통을 놓치고 퇴행적이고 자폐적인 행태를 보이는 게 아닌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화와 논쟁을 하기에는...
과거에 비해 점점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사유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없어 보입니다.
교회에서 마저 그런 전통이 놓쳐지고 있는 현실에...
저 스스로를 뒤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