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10일

여성 제자들(8)


이들은 예수께서 갈릴리에 계실 때에 따르며 섬기던 자들이요 또 이 외에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온 여자들도 많이 있었더라.(15:41)


제가 독일에서 잠시 신학 공부를 하던 1985년에 ‘선교대회’(Kirchen Tag)가 뒤셀도르프에서 열렸습니다. 당시는 동서독이 분단되어 있을 때였습니다. 개회예배의 설교를 동베를린 어느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여자 목사가 맡았습니다. 두 가지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하나는 서독교회의 가장 큰 집회에 동독 목사가 설교를 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가 바로 여자였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사회가 유럽보다는 더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건 분명하지만, 다른 영역보다 종교 영역에서 이런 현상이 더 심합니다. 국회에도 여성 의원들이 활동하고, 법조계와 의료계에도 여성들의 활동이 활발합니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는 여자 선생님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유독 종교계에서만은 여성들의 활동이 아주 미미합니다. 다른 종교는 접어두고 기독교만이라도 이런 문제를 전진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게 아닐는지요.

제가 평신도 입장으로 돌아가서 여성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연합니다. 남자냐, 여자냐가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바르게 이끌어갈 수 있는가가 관건이겠지요. 여성 목사라고 하더라도 영성이 깊고 말씀을 바르게 선포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담임 목사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상황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한 두 사람이 생각을 바꾼다고 해서 한국교회의 성차별적 행태가 쉽게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여성들이 강단에 올라가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요원하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의식을 바꿔나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이 바뀌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언젠가는 그런 생각이 한국교회에 보편화되는 날이 오겠지요. 지금 내로라하는 교회에 여자 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 날이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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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12.10 12:36:39

CBS,CTS에서 설교하는 여성 목사님들을 들으면 역시 똑같네 라는 실망이 큽니다.

이곳 청주에도 감리교회 담임목사님이 여성분이신데 설교를 듣고나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아직까지 좀더 다른 시각으로 깊이있는 목사님을 뵙지 못했지만, 언제가는 열려 있는 깊은 영성의 여성 목사님 만날 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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