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21일

그가 살아나셨다(4)


안식 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에 그 무덤으로 가며(16:2)


이 여성 제자들은 지금 ‘무덤으로’ 가는 중입니다. 그 무덤은 예수님이 묻힌 곳입니다. 예수님은 삼일 전에 이곳에 묻혔습니다. 여성 제자들은 예수님의 시체에 향품을 바를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이 죽은 자를 위해서 살아있는 자가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요.

그 장면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봅시다. 세월이 흐르면 이 여성들은 모두 ‘무덤으로’ 가야 할 처지입니다. 이 여성들만이 아닙니다. 모든 인간은 무덤으로 갑니다. 화장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죽습니다. 시체가 되고 맙니다. 지금은 남의 장례를 위해서 무덤으로 가지만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우리 모두는 내 장례의 주인공이 되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결국 언젠가는 무덤 속에 홀로 들어가야 합니다. 거기서 우리의 시체는 천천히 썩어갑니다. 박테리아가 우리 몸을 양식으로 삼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뼈만 남겠지요. 그 뼈도 언젠가는 먼지가 되고 맙니다. 지금 건강과 미모를 자랑하는 사람도 이런 운명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이런 사실 앞에서 전율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외면하고 살아갑니다.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니면 무덤이 자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착각하고 있는 탓일까요? 현재의 삶에 몰입해 있다는 게 그 대답이겠지요. 지금 당장 우리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우리의 눈이 고정된 탓에 저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다가오는 무덤의 현실을 못 보는 거겠지요.

우리는 늙은이나 젊은이나 가릴 것 없이 모두 지금 줄을 서서 ‘무덤으로’ 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체를 무덤에 묻는 그 사람들이 곧 그 무덤에 묻혀야 됩니다. 그 무덤 앞에서 우리 모두는 평등합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삶도 역시 궁극적으로는 평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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