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29)

Views 1694 Votes 0 2014.05.12 23:13:47

 

예배를 예배답게 드릴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대안을 다른 데서 찾을 필요는 없다. 기독교는 이미 예배다운 예배의 전통을 지켜왔다. 예전예배가 그것이다. 거기로 돌아가면 된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을 것이다. 뭔가 야심차게 자기 인생을 펼쳐보려고 아버지 집을 떠난 탕자처럼 한국교회도 역시 다른 데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기독교 영성이 풍부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그 예전 예배의 전통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처지가 끔찍한 상황으로 떨어지면 생각이 달라질지 모르겠다. 한국교회가 예전 예배의 전통을 외면하게 된 데에는 역사적 이유가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첫째, 한국에 복음을 들고 들어온 초창기 미국 선교사들의 신앙은 한편으로 속칭 부흥회 영성이라는 특징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 성서 문자주의라는 특징이 있었다. 한 마디로 세계 선교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근본주의자라고 보면 된다. 착하고 순진하기는 하되 세상을 보는 눈은 미숙한 사람들이다. 성속이원론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았고,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타문화(cross culture)를 적대시했다. 술과 담배와 제사를 배격했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한민족을 하루빨리 회심시켜서 예수 믿게 하는 것을 지상의 목표로 삼았다. 예배도 그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를 자복하고 눈물 흘리면서 두 손 들고 돌아오기만 하면 됐다.

 

둘째, 1990년 대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 밀물처럼 들이닥친 신자유주의가 교회의 모든 것을 지배했다. 신자유주의 특성은 실용주의의 극대화다. 이런 상황에서는 예배도 실용주의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걸 회중중심의 예배라고도 한다. 회중들이 예배에 흥미를 느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이런 흥미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는 물질적인 축복과 도덕적인 만족감이다. 한국의 중대형 교회 대부분은 이 두 가지 코드로 작동된다. 하드웨어는 현란한 시청각 소재의 사용이다. 회중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현대적 감각의 복음찬송과 드럼까지 동원된 반주, 목사 얼굴을 크게 비추는 대형프로젝터가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된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끼리의 종교적 흥미나 교양을 나누는 것에 불과하다.

 

반론이 가능하다. 방식이 어떠하든지 예배의 역동성이 살아나면 되고, 복음이 전파되면 좋지 않냐, 하고 말이다. 물론 전통을 무조건 고수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예배도 시대와 민족에 따라서 다른 형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마저 훼손하는 변화와 개혁은 잘못이다. 필요 적절한 개혁인지, 또는 본질의 훼손인지를 분간하기는 쉽지 않다. 예배학 전공 신학자를 비롯하여 여러 전문 신학자들의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한국교회는 예배학자의 의견에 귀를 막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으로 교회를 크게 키운 목사의 주장이 신학적 진리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예배학 전문 신학자들이 제시하는 바람직한 예배는 앞에서 짚은 예전 중심의 예배다. 여기에 나도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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