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예배의 시작은 ‘예배의 부름’이다. 그 부분은 사회자가 간단히 ‘안녕하세요? 오늘은 부활절 셋째 주일입니다.’ 하고 인사한 후 주보에 나온 내용을 읽는다.
예배 진행에서 사회자의 역할은 중요한다. 사회자라는 호칭보다는 진행자가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교회의 예배는 설교자와 사회자가 구분된다. 그때 사회자는 대부분 목사다. 대구샘터교회 예배의 사회자는 일반 신자가 맡는다. 이 경우의 사회자는 소위 헌신예배 때 여신도회나 남신도회 회장이 사회를 보는 것과는 성질이 다르다. 목사를 보조하는 역할이라기보다는 역할 분담이라고 봐야 한다.
루터의 만인제사장직 개념 이후로 개신교는 목사와 일반 신자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목사를 거치지 않아도 모든 신자들은 하나님께 사죄 기도를 드릴 수 있으며 예배를 드릴 수도 있다. 따라서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드리는 예배에도 일반 신자들이 역할을 분담하는 게 좋다. 이것은 단순한 편의주의가 아니라 신학적인 근거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은사론에 해당된다. 은사론에 따르면 목사의 역할은 성례전 집행과 말씀 선포다. 목사는 이 두 항목과 이와 연관된 순서를 맡고, 일반 신자들은 나머지를 맡으면 된다. 일반 신자들의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예배가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이런 역할이 만만한 게 아니다. 예배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와 멘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과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침착성을 필요로 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사회자의 역할을 일반 신자에게 돌리면 목사의 예배 집중도가 높아진다. 목사는 자기가 맡은 순서만 감당하면 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훨씬 더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설교해야 할 목사가 찬송 순서까지 앞에서 인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오타인 것 같습니다.
'편이주의' ㅡ> '편의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