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낫!

Views 2485 Votes 0 2015.04.24 22:42:41

어제 영천 시장에 모종을 사러 나갔다가

바로 옆 가게에 들려 몇 가지 농사 기구를 사왔다.

풀을 잘라내는 납작한 곡괭이, 물조리,

그리고 낫이다.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풀 배는 낫 말고

나무를 찍어도 날이 망가지지 않는 낫을 주세요.

그러자 사장님은 두 개 낫을 보여주었다.

똑같이 나무를 찍을 수 있는 낫인데,

하나는 좀 가볍고 다른 하나는 묵직했다.

똑같은 사람이 만든 거라 했다.

가벼운 건 8천원,

무거운 건 1만원이다.

아무래도 나무를 찍어낼 때는 무게 나가는 게 나을 거 같아서

무거운 놈을 샀다.

생긴 게 무지막지하다.

심장 약한 분은 아래 사진을 안 보셨으면 한다.

IMG_0257.JPG

 

맨 왼쪽이 새로 산 조선낫이고,

다음에 원래 쓰던 양낫이고,

오른편은 용도도 다양한 호미다.

조선낫은 실물이 사진보다 낫다.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는데,

불원간 뒷산에 올라가서 휘둘러볼 생각이다.

사장님 왈,

저 낫은 도끼나 마찬가지입니다.

 

낫을 본 마음을 좀 순화해 드리기 위해서

우리집 마당에 있는 관상용 사과나무 꽃을 보여드려야겠다.

IMG_0261.JPG

꽃봉오리였을 때는 붉은 색이었는데,

만개하자 흰색으로 변했다.

나무는 아직 키가 작다.

내 키 정도나 될는지.

올해는 꽃을 무지하게 많이 맺었다.

가을에 사과가 몇개나 달리는지 기대해봐야겠다.

그래봤자 먹을 거는 못된다.

대추보다 별로 크지않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릴 뿐이다.

벌 한 마리가 열심히 꿀을 빨고 있어서

사진으로 잘 잡아보려고 했지만 순간 포착이 신통치가 않다.

그래도 그림 한 가운데 그 녀석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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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2015.04.25 09:45:20

오랜만에 농기구를 보니 무섭다기보단

친근하고 반갑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과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네요.

참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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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4.25 22:12:18

오늘 다시 관상용 사과나무를 보니

나보가 키가 훨씬 작네요.

5월 중에 대구샘터 교우들이

우리집을 방문할 때 동행하시면

저 무시무시한 조선낫을 보여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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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공

2015.04.25 14:10:58

앗!

벌이 어쩌자고 저 큰 나무 숲속 꽃들 사이로 들어갔지요?

죽을라고 환장했나?

주인은 지금 조선낫을 비검처럼 휘두르려고 하는데...

(요기까지는 낫을 화면에 올리신 목사님께대한 벌(bee)의 심정이었구요)

 

글과 함께 본 전체 구도는

사과가 많이 열리기를 바라시는 농부의 마음

그것을 방해하는 것들은 shepherd의 심정으로...

 

어떠합니까?

몇점짜리 감상문입니까?

 

(다시는 의도성있는 글에, 사진에 댓글 달지 않겠습니다)

(제 마음이 다 까발리는 것이 싫어서)

 

Shakespeare가 말했다는데  어디인지는 모릅니다.

전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러나 전공자로 부터 들었기에 믿어도 좋습니다.

'산문보다는 운문이 좋고, 운문보다는 노래가 좋고, 노래보다는 춤이좋고

춤보다는 여자가 좋고, 여자보다는 돈이 좋다'

저는 운문이 좋다는 곳에 머물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는 항상 시보다 시인이 먼저 있었다'는 그 교수님의 가르침을 품고 삽니다.

그리고 독자를 생각지 않은 글은 잡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는 어떤 영감이 떠오를때 잊어버리고 오랜 시간 속(내장)에서 산고의 시간같이

발효의 시간을 기다리는 음식같이 숙성되어 비로소 나온다고 합니다.

저는 시인이 아니니까 들은 풍월을 읊을 뿐입니다.

너무 무겁죠? 어디가도 분위기 깨는 주책이랍니다.

그래서 사람 사귈 줄 모르고, 공동체의 생활도 할 줄 모른는 맹탕이랍니다.

그런 저에게 이곳 다비아는 답이야 입니다

이건 댓글도 아니고 뭐 하는지 저 자신도 모르겠습니다

하루 종일 다비아를 붙들고 있는 저에게, 약처방으로 주시는 목사님의 처방인 줄 알겠습니다

사진, 글 참 아름답네요

활짝 핀 사과나무의 꽃잎이 살짝 부끄러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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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4.25 22:16:04

하루종일 다비아를 붙들고 계시다니,

다비아 폐인이시군요. ㅎㅎ

그게 다 다비아를 지켜주시는 일이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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