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걸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삶이 늘 낭만적인 거는 아니다.
적지 않은 경우에 몇 년 살다가
다시 아파트로 이사 나온다.
마당에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집 마당도 내가 게으른 탓인지
정돈이 잘 안 된다.
흉하지 않을 정도로만 한다.
그래도 마당이 주는 선물은 많다.
나비, 벌, 새, 벌레, 온갖 꽃과 나무를
현관 문만 열고 나가면 볼 수 있다.
방에서 창문으로 볼 수 있다.
비, 눈이 올 때는 마당이 더 빛난다.
별빛, 달빛이 쏟아지는 마당은 몽환적이기까지 한다.
개인적으로 마당을 제일 정감 있게 느끼는 장면은
빨래가 걸려 있는 풍경이다.
우리집에서 빨래를 가장 자주 너는 사람은,
자랑할 거는 아니지만, 나다.
집사람이 '빨래 돌렸으니 나중에 널어요.'하는 말을 남긴채
출근하거나, 또는 방안으로 들어가면
별수 없이 내가 넌다.
집사람이 널 때도 있고,
둘이 함께 널 때도 있는데,
내 느낌으로는 나 혼자 널 때가 가장 많다.
여름철에는 햇살이 따가와서
여자들이 널기가 곤란하긴 하다.
어쨌든지 빨래가 널려 있는 마당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만약 내가 다른 동네에 가서
우리집처럼 빨래가 널려 있는 마당을 보았다면
똑같이 마음 푸근하게 느꼈을 것이다.
빨래 행위는 사실 대단한 거다.
옷을 입은 사람이 있고,
그가 무슨 일을 하면서 땀을 흘렸을 수도 있고,
그 옷에 긴 사연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빨래 세탁기가 세상에 나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거기에 녹아있었겠는가.
각설하고,
빨래가 걸려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옷과 물과 공기와 햇살의 관계를
재미있게 느끼고 경험한다.
우주론적이다.
거기에 바람까지 불면
영적인 사건이 된다.
빨래 널린 마당에서...
올 봄에 여러 종류의 씨앗 12봉지를 교회 주변에 뿌렸는데, 전혀 살아 올라올 기미를 안보이네요.
이번 가을에 저희 교회에서는 "신학 공부" 책걸이로 몇몇 신학자님을 모시고 세미나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수련회 때 무산된 정목사님 초청 강연도 이번 세미나 계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윤곽이 잡히면 제가 목사님께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참, 이성휘 목사님은 금번 봄에 어머님 돌아가시고 독일로 들어가 뮌헨에 있으며 학교 자리 알아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