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2일
교회와 정치
교회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동안 신학계에서 수많은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 주제로 쓴 박사 학위 논문의 수도 적지 않다. 히틀러 정권 앞에서 독일 교회는 둘로 갈라졌다. ‘독일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체는 히틀러 정권을 방조 내지 지지했고, ‘고백 교회’는 반대했다. 지금의 눈으로 볼 때 히틀러를 반대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다. 여기서 교회의 정치 참여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설교에서 어느 정도 분명하게 나의 생각이 전달되었다고 보고, 여기서는 방향을 바꿔서 한국교회와 한국정치의 상관관계를 간단히 언급하겠다.
먼저 정치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학력이 짧고 경제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정치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진보 정당이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들이 오히려 보수적인 정당을 지지한다. 정치 신념이 한국 사회에서는 무의미하다. 지역감정과 반공주의가 모든 것을 압도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가 발전할 수 없다.
한국교회도 비슷하다. 소위 민중이라 불릴만한 신자들은 보수적인 설교를 하는 교회에 모인다. 그런 신자들은 하나님의 통치에 의해서 세상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에 눈을 감고 있다. 신앙을 순전히 사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한다. 믿고 복 받아 잘 사는 것, 그리고 공산주의를 박멸하는 것을 신앙의 모든 것으로 생각한다. 즉 기복주의와 반공주의가 한국교회의 모든 것을 압도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바른 신학에 토대하여 목회하고 설교하는 목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습니다..목사님..
시대에 흐르는 가치관을 개혁하고 하나님 나라를 향한 의식과 태도의 변화를
이야기하면 이단아취급받거나 원하지 않는다하여 내쳐지는 목회자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더욱 회의를 느끼고 포기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가정을 생각하니 순응하고 살아야할지 다른 대안을 생각하자니
막막하여 고민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