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젊은이들과
그들의 어린아이들로 며칠간 원당에 활기가 돈다.
평소에도 이런 분위기면 좋겠다.
하루종일 오랜만에 빈둥대다가
오후 늦게 앞산을 돌아오는 산책을 다녀오면서
눈에 뜨이는 몇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내가 만난 순서대로 올리겠다.
우리 동네는 사과가 드물다.
주로 복숭아와 포도다.
뒤 사과나무는 원당 사람이 아니라
주말농사를 짓는 외지인이 심은 거다.
내가 산책 다니는 길 바로 옆에 있다.
땅은 좁은데 여러 종류를 심었다.
인류가 쌀과 보리와 밀 농사를 지으면
경제적 여유를 얻었고,
이로 인해서 문명도 발전시켰다.
특히 우리에게는 쌀이 생명이다.
벌써 누렇다.
손으로 만져보니 질감이 좋았다.
오늘은 어린시절을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까지 들어갔다.
산책은 동편 산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우리집에서 내려가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동편 산 왼쪽을 끼고 올라가게 되고,
그 산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돌아서 내려오면
다시 마을 광장이 나온다.
거기서 동편을 보면 우리집이 가장 높은 곳에 보인다.
우리집 바로 아래가 이장 댁인데,
지금 신축 중이다.
저 사진 맨 오른편에 지붕이 보인다.
저 코스모스는 사연이 있다.
지난 여름에 우리마당에 있는 어린 모종을 캐서
식당에서 멀리 보이는 언덕의 절개지에 옮겨심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힘들여 물도 뿌려줬다.
그걸 깜빡 잊고 있다가
며칠 전 우연하게 저렇게 핀 걸 보게 되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저 절개지 왼편 위에는 진달래를 심었는데,
내년 봄에 필지 기대가 크다.
이것 저것 많은 걸 보면서 걷노라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다음에는 작은 주머니를 하나 준비해야겠다.
쩍 벌어진 밤송이를 여러 군데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