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4일
생명, 최초의 30억년(12)
외계행성의 생물은 DNA와 단백질을 합성할까? 그들은 단세포 생물일까, 다세포 생물일까? 물속에 살까, 땅 위에 살까? 이 문제들은 하루이튼 사이에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머나먼 행성에 만일 생물이 많고 적당한 물질대사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환경에 끼친 영향을 통해 생명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 광년 너머에 존재하는 행성에 이르면 ‘지구형행성탐사계획’조차 소용이 없을지 모른다. 먼 은하에 있는 행성은 너무 희미하고 멀어서 이런 방법으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광대한 우주에서 생명을 찾을 때, 방법은 오직 하나다. 혹시 기술을 이용할 줄 아는 외계생명체가 우리가 보내는 신호에 부응해 대화를 시도해오지 않는지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지구도 이런 신호를 듣는 것은 최근에 이르러서야 가능해졌지만.(342쪽)
앤드류 놀은 지구의 생명 현상을 자세하게 추적하면서 마지막 단락에서 외계 생명체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구 생명의 진화와 그 기원을 아는 게 외계 생명체를 통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외계인과 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게 문제다. 수십 광년 떨어진 곳에 설령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우리가 그곳에 가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그쪽 생명체가 우리보다 지적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걸 전제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접근해오는 것을 기다리는 게 현실적일지 모른다.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지만 시간이 흐르면 공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아직은 실제로 만날 수는 없다 해도 전파로나마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 그렇게 멀지 않은 때에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언제일지 감을 잡기 힘들지만 말이다. 어쨌든지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아직 45억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