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꽃이 핀 나무 이름을 아는 분 계신가요?
우리 마당 북쪽 끝에 자리한 나무인데,
짠한 사연이 있는 나무입니다.
나무 이름을 아는 분이 말씀해보세요.
정답이 나오면
사연이 무언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래 사진도 사연이 있는 겁니다.
작년 이맘때 앞산 언덕에서 끙끙거리면서 진달래 두세 그루를
우리집에 붙어 있는 언덕에 옮겨 심었습니다.
살지 죽을지 궁금했는데,
오늘 보니 의젖하게 살아서 꽃을 피웠네요.
세월이 흐르면 이곳도 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어나겠지요.
30년 후에 어떤 사람이 이런 사연을 알라나 모르겠네요.
우리집 입구 오른편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왼편의 대나무와 서로 엉겨 있는 모습이네요.
하늘 색깔과 대비가 되니 더 빛나보입니다.
아래는 앞마당과 텃밭이 있는 옆마당 통로에 핀 민들레입니다.
이걸 보고 누리는 것만으도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름 모를 작은 야생화도 끼어들었네요.
아래는 이제 잎이 돋기 시작하는 모과나무입니다.
작년과 재작년에 모과가 한 개씩밖에 열리지 않아
올해는 거름을 좀 충분히 주었습니다.
기대해봐야지요.
벚꽃과 마찬가지로 하늘색깔과 대비가 되니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군요.
모과나무는 마당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좀더 크면 주렁주렁 달린 모과를
동네 사람들이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을 위치입니다.
봄에 피는 나무꽃은 모양이 비슷합니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겠지요.
'앵두나무꽃'을 맞혔습니다.
짠한 사연을 말하고 싶어서 입이,
아니 손이 근질거렸는데 잘 됐습니다.
나무 모양을 보세요.
휘었어요.
등이 굽은 장애인의 형국입니다.
다 이유가 있어요.
우리집은 언덕 위에 자리를 잡은 관계로
토목 공사를 제법 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언덕 절개된 자리에
정 앵두 나무가 간당간당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지들이 다 휘어진 겁니다.
3년전 집을 짓고 이사온 늦가을에
저 녀녁을 캐내서 마당에 심어
잘 보살폈습니다.
마치 장애 아이를 입양한 것처럼이요.
조금씩 전지도 하고 거름도 주면서
몸을 곧추 세워주기 위해서 애를 쓰는데,
아직 전체 틀은 바로 잡히지 않았어요.
올해는 꽃이 많이 맺혔군요.
그 옆에 대추나무도 똑같은 신세인데,
상황이 더 나쁩니다.
자녀들이 많지만 못난 자녀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처럼
우리 마당에 여러 나무 중에서 이 두 녀석에게 마음이 많이 갑니다.
빠뜨린 게 있어서 다시 들어왔습니다.
벚나무 밑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사진기를 누를 때
벌들의 날개짓에서 나는 소리가 얼마나 우렁차든지
마치 헬리콥터 지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그 소리를 함께 전하지 못해서 안타깝네요.
벚나무는 꽃을 피우고 조금 지나면 열매를 맺습니다.
버찌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열매가 달착지근합니다.
작년에 먹어봤습니다.
3월을 지나 4월이 되니 천지가 개벽하는 거 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새로워지네요.
하늘, 공기, 땅, 나무와 숲, 땅속이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