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의 영성

Views 1830 Votes 0 2016.04.27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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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의 영성

 

예수는 요 13:14,15절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긴 자신의 행위가 제자들에게 본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세족식이라 일컬어지는 이 사건은 요한복음만 전한다. 예수가 실제로 그런 일을 했는지는 그렇게 확실하지 않지만, 요한복음 기자가 이를 통해서 말하려고 하는 게 뭔지를 정확하게 찾기만 하면 성경 읽기로서 충분하다.

설교에서 나는 세족 행위를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노예의 영성이라고 말했다. 당시에 이런 일은 노예들에게 주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노예에 대한 의견은 대개가 부정적이다. 인간다움의 기본적인 요소를 모두 상실한 이의 모습으로 여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노예나 종, 또는 머슴들은 다 실제로 그렇게 살았다. 미국의 지난 역사에서 흑인 노예는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내가 말한 노예 영성은 그런 것과 전혀 차원이 다르다. 사사로운 마음이 전혀 끼어들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가리킨다. 설교에서 나는 두 가지 예를 들었다. 하나는 어린아이를 목욕시키는 어머니의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예술 행위를 하고 있는 예술가의 마음이다. 그들은 무념무상으로 아이를 목욕시키고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한다. 교회가 유지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영성이 바로 이것이다. 이게 은사의 본질이기도 하다.

노예의 영성을 무조건적인 무저항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노예의 영성에는 사사로움이 끼어들지 않는 때문에 오히려 강력하게 저항할 수 있는 힘이 나올 수 있다. 본회퍼가 말했듯이 순종과 저항은 동일한 근원에서 나오는 삶의 힘이다.


온마음

2016.04.28 10:07:09

성경에는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닐 수도 있는데 실제 발생한 겻처럼 서술한 부분이 꽤 있나 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하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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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4.28 21:17:32

복음서는 대부분 기억과 전승에 의존하는 이야기라서

요즘 우리가 말하는 역사적 사실과는 달라요.

여러가지 요소가 뒤섞여 있다고 봐야지요.

그래도 성서의 권위를 손상당하지 않으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좋아요.

 

staytrue

2016.04.28 18:47:23

아 ... 놀랍네요 ... 순종과 노예의 영성 배워갑니다.
사실 현실의 고통은 욕망이 그 뿌리인데
사사로움이 사라지면 어떤상황에서도 흔들임없는 고요가 함께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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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4.28 21:20:00

일단 내가 노예의 영성이라고 말은 했지만

그런 경지로 살아가기는 현실에 불가능합니다.

다만 가야 할 방향이 그렇다는 건데,

구도적으로 살아가다보면

거기에 좀더 가까이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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