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38)

조회 수 915 추천 수 0 2018.02.22 21:29:17

(38)

세상살이에서 어떻게 하나님만 생각할 수 있느냐,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괜찮은 거 아닌가, 예술과 문학과 과학에 몰입하는 것이야말로 의미 있는 삶이 아닌가, 하는 반론이 가능하다. 우리 주변에는 남을 위해서 희생적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다. 국가를 위해서 자기 삶을 희생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하거나 병든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귀한 삶이다. 가능하면 그렇게 사는 게 좋다.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무리 귀하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아니며, 따라서 그것에 대한 지나친 열정은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너무 극단적인 생각일까.

내 자식은 딸 둘이다. 딸들이 세상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자신들의 인생을 잘 펼쳤으면 한다. 그렇게 살아가도록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 이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나는 딸들에게 더 이상의 것을 제공할 수 없고, 또한 딸들에게 더 이상의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내가 딸들에게 구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딸들이 나에게 구원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딸들의 인생이 아무리 잘 펼쳐진다고 해도, 그리고 딸들이 나에게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그것으로 내가 구원을 얻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구원의 속성인 자유와 해방과 생명 충만은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만 주어지기에 세상 사람들과 섞여 살되 궁극적으로 하나님만을 생각하면서 살고 싶다. 시인들이 시만을 생각하듯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대신해서 숨을 쉬어줄 수 없다. 아내와 딸들은 나를 대신해서 음식을 먹어줄 수 없다. 나 스스로 숨을 쉬고 밥을 먹어야 한다. 내가 지구의 중력을 느끼는 것도 오직 나의 일이다. 방안이나 숲에서 공간을 느끼는 것도 나 혼자만의 일이다. 딸들이 집에 들렀을 때 얘들아, 마당에서 소나무 사이로 하늘을 봐 바라.’ 해도 딸들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사물의 모양과 색깔과 그것들이 공간 안에서 자아내는 조화를 내가 옆에서 아무리 설명해줘도 그냥 듣는 척 할 뿐이지 느끼지 못한다. 내 딸들이 사회적으로 자랑할 만한 위치에 올랐다고 해서 내가 숨을 잘 쉬고 밥을 잘 먹고 중력을 잘 느끼는 게 아니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딸들과 아무 상관없는 일들이라는 뜻이다. 가장 궁극적인 차원에서 를 발견할 수 있는 대상은 하나님뿐이다. 그래서 한 평생에 몰입하고 살아야 할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직 믿음으로 의로워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사실에 토대해서 살아가는 것도 다른 이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니 내가 어찌 하나님 이외의 것에 마음을 빼앗길 수 있겠는가. 설령 빼앗겼다 하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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