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34)

조회 수 1005 추천 수 0 2018.02.16 20:34:00

(34)

앞에서 믿음이 없는 목회는 소유 지향적이고, 믿음이 있는 목회는 존재 지향적이라고 말했다. 존재 지향적인 목회에 대한 설명이 어떤 이들에게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들릴 수 있다. 한국의 척박한 목회 현장에서는 목회의 본질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목회 현장이 얼마나 척박한지는 여기서 자세하게 거론할 필요가 없다. 목사의 능력은 목회의 업적에 의해서만 판단된다. 교인과 헌금의 증가에 따라서 목사의 연봉도 결정된다. 목회 성과가 시원치 않을 경우에는 교회를 떠날 각오를 해야 한다. 부교역자들의 처지는 훨씬 열악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회 업적을 확실하게 보여줘야만 생존할 수 있기에 비굴한 처신도 감수한다. 이런 상황만 보면 목사 구원이 아니라 교회 구원도 난망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믿음으로 의로워지고 구원받는다는 사실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런 불신앙적인 사태를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질문하자. 목사는 무엇을 믿을까? 믿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우리는 목사로서 믿음이 없으면서 신자들에게 믿으라고 강요하는 건 아닐까? ‘벌거벗은 임금우화처럼 교회 공동체에 속한 목사와 신자들은 실제로는 믿지 못하면서 믿는 것처럼 경건한 포즈를 취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건 아닐까? 믿는다는 명제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한다. 하나는 믿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알아듣게 설명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그 믿음에 걸맞게 실제로 살아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과 강의하는 사람, 설교하는 사람과 법을 다루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남을 가르치려는 유혹을 쉽게 받는다. 젊은이들 표현으로 꼰대 짓이다. 이 자리에서는 목사 구원론을 강의하지 말고 나 자신의 구원에 대해서 말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사실 그게 그거지만 마음 자세는 다르다. 나는 목사로서 구원받았나? 그 구원의 내용은 무엇이며, 구원받은 사람으로 실제로 살고 있을까? 좀더 구체적으로, 나는 오직 믿음만으로 삶의 충만감을 경험하고 있을까? 더 근본적으로 구원을 왜 말해야하나? 아무 생각 없이 단순하면서도 보람되게, 가능하면 남을 배려하면서 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당분간 이런 질문에 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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