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0349.jpeg

은행잎이..
한순간에 와르르 떨어졌단다
누군가를 부를 사이도 없이
사진 찍어둘 맘도 들새없이...

언젠가 시골길에서
천년의 오랜 은행나무를 난생처음 우연히 만났다
나무 둥치와 크기도 놀라웠고
노랗게 물든 은행잎의 위용도 대단한 나무를 
한아름씩 감싸 안 듯 구름처럼 떠 있는 모습이며
늘어진 가지에는 노오란 귀여운 잎이
레이스 커튼처럼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자태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
은행나무 홀릭~ 한없이 올려다 보는 내게
무심히 지나는 동네 어른분이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저러다가도 하루 아침에 다 쏟아져~
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지~' 그랬다

와~  
저 많은 은행잎이 한꺼번에 떨어진다면.…?
어떤 소리가 날까
어떤 느낌일까
상상만해도 설레어 심장이 벌렁거렸다
간혹 길가다, 흩날리고 후드득 떨어지는 몇장의 나뭇잎에도
마음이 그처럼 같이 흩날리고 철렁대는데...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가을이 되면, 은행잎이 노랗게 짙어지면,
그 행운이 나에게도 와주기를
감히 상상하곤 했다 

어느해 가을, 그렇게 연락이 온 것이다
뒷뜰에 큰 은행나무,그 나무 아래에서
후드득 와르르 순식간에 쏟아져 내리는 노오란 추락들을
부부가 함께 봤다고 …
핸드폰 넘어 상기된 목소리,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가 그리던 상상속 그 풍경
아... 그 놀람과 감동을 
또 상상으로만 가슴 쓸어 내리며 느껴야 했다, 그런데
큰 은행나무 아래, 쏟아지는 노오란것들에 놀라 바라보는
두사람을 상상하니 더 기분이 좋아 졌다
사람이 더해져서, 그 마음이 더해져서
더 아름답게 채워진 내 마음의 풍경..
후드드 투닥투닥 뚜다다
소리도 들려 오는듯 했다,  환청인가?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