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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이 시작됐다

산골에서의 새해 첫날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고요했다

간혹 새들의 재재거리는 지저귐 소리와

포르르, 휘이익~ ,푸드득,날아다니는 소리와 동적인 움직임이

겨울의 적막한 산골 풍경에 생기로움을 주는 유일한 존재들이다


날씨가 많이 푸근해져 운동삼아 뜰을 거닐며 슬쩍슬쩍 흙을 살폈다

냉이며 쑥, 모르는 잡초들의 몸집이 제법 커져 있고

햇살이 많은 곳에는 벌써 수선화 싹도 뾰족이 보였다. 오!감탄하다보니

광대나물은 벌써 꽃이 반쯤 피어있는 녀석도 있었다

잠잠해 보이는 뜰이 사실은, 나무와 꽃들이 흙속에서 

다가올 2024년의 봄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에 영양을 안으로 안으로 채우며 준비중인 것이었다

흙 속에 얼마나 많은 씨앗들이 올해의 꽃을 준비 중일까 문득, 

흙 속 세계가 무궁 무진, 꽃천지가 아닌가 싶었다

고개들어 나무를 보니 헐벗어 앙상한 가지 끝마다

콩알보다 더 작은 꽃순이  몽글몽글 옹골차게도 붙어 있었다.

 아유~ 

조그만 존재들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워 피식 웃음이 났다

고요하던 세계가 알고보니 생기충천이었구나

꽃이 없어 쓸쓸해 하던 뜰이 갑짜기 상상의 꽃들로 충만해졌다

올해의 첫 시작날,

내겐 신이 숨겨둔 비밀의 문 하나가 열린 듯 했다


삶에서도 순간순간 닥쳐오는 겨울은 

그 안에 비밀스레 숨겨둔 신의 선물을 찾는 시간이 아닐까

가끔 해 본 생각이 연결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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