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고향을 떠나라니요!

어떻게 정든 고향을 떠나라 말씀하십니까.

청천벼락 같은 그 말씀을 들은 아브라함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고 번민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익숙했던 모든 것들과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친척, 친구, 생업, 산천초목, 생활습관,

궁극적으로 조상들이 섬기던 신과의 단절입니다.

이런 것들과의 익숙한 관계를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고향을 떠나라는 명령은

곧 죽음을 준비하라는 명령과 다를 게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만 합니까, 하나님.

아브라함은 두 번이나 순종했습니다.

갈대아 우르에서 한 번, 하란에서 또 한 번.

그 순종으로 아브라함은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떠남이 없이는 생명을 얻을 수 없으며,

낯섦과의 만남 없이는 새로운 생명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곧 모든 익숙한 이 세상에서 떠나야 합니다.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향해서 짐을 싸야 합니다.

하나님의 명령, 그 명령에 담긴 약속을 신뢰하며

이 세상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겠습니다.

우리가 있을 곳을 준비하러 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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