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십 년 쯤 전부터 한국교회는 해외 선교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기업이 해외 영업망을 확대해나가듯이 세계 곳곳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주체할 길이 없었습니다. 우리보다 기독교 역사가 깊은 러시아까지 가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모든 게 선교라는 미명이었습니다.

     주님, 오늘 한국교회는 지난 세기에 유럽 기독교가 보인 제국 종교적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중심으로 보고 피선교지를 대상으로 다룹니다. 자신들은 옳고 상대방은 잘못되거나 부족하다고 봅니다. 기독교 이외의 세계를 모두 적그리스도로 취급합니다. 그래서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서 그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변합니다.

     주님, 한국교회가 해외 선교를 사업 확장 하듯이 꾸려가지 않도록 인도해주십시오. 한국교회의 저력을 알리기 위한 공격적인 선교가 아니라 진정한 마음으로 섬기는 봉사의 선교로 방향을 돌리도록 도와주십시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선교 열정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뜻을 그르치지 않도록 우리를 붙들어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