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죽는다(1)

Views 1648 Votes 0 2015.10.07 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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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죽는다(1)

 

우리의 미래에 일어날 일들 중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죽음이다. 아주 갓난아이를 빼고는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죽음을 의식하더라도 거기에 일치해서 사는 사람은 더 드물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죽음과는 아무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끝없이 성장하고, 소유하고, 소비하는 식의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뭔가?

이유를 따지자면 수도 없이 많다. 아무도 죽음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가족이 죽거나 주변 사람들이 죽을 때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는 하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어리석어서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그걸 남의 일로 생각한다. 사랑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고 책으로만 읽은 사람이 사랑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것도 죽음과 아무 상관없이 살아가는 중요한 이유다. 두려운 대상 앞에서 사람들은 두 가지 태도를 취한다. 그걸 확인하려는 태도와 피하는 태도다. 대다수는 피하는 쪽을 택한다. 모르면 생각도 안 나고, 생각이 안 나면 두려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죽음 문제가 해결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약간의 방심, 약간의 틈만 보이면 죽음 천사는 우리 영혼의 문고리를 쥐고 흔들어댄다.


맑은그늘

2015.10.08 01:52:09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로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이 경험이라는 게 충분한 시간을 둔 게 아니라.

눈 깜빡이는 짧은 시간의 경험이라 그 찰나와 같은 순간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죽고 싶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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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0.08 16:13:52

등반 중에 추락한 경험인가요?

죽고 싶은 사람은 물론 없습니다.

다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니

잘 헤쳐나갈 준비는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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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회색늑대

2015.10.08 02:19:29

저는 윗분과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받아 들여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니,
오히려 더 친근하고
이보다 더 자연스러운게 어디 있을까 싶네요.
찰나를 넘으면 자연 그 자체로 받아들여집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게 적용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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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0.08 16:18:51

자연친화적인 민족들,

예컨대 티베트나 몽고 유목민들은

죽음을 친근하게 대하는 거 같더군요.

기독교는 죽음을 죄의 결과로 보는 전통으로 인해서

죽음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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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회색늑대

2015.10.08 22:32:35

비행기가 난 기류에 휩싸여 수많은 사람들이 다칠때,
물 속에 급류에 휘말려 정신을 잃을때,
수일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오지에서 하혈을 하며 몸을 가 눌수 없을 때,
기타등등(제 이야기입니다)
하나 같이 때로 받아 들여 질 뿐,
몸부림 친다는게 아무의미 없는 것으로 여겨지더군요.
무기력함과 더불어 나의 존재의 작고 연약함,
결국 하나님의 때에 맡겼던...
찰나에 순간들이 그와 같은 생각에 이르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인간은 결국 다 죽습니다. 육신에 죽음과 영에 부활을 믿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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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0.09 21:34:11

아니 회색늑대 님은 무얼 하시는 분이기에

그런 위험한 순간을 많이 당하셨는지요.

오지 탐험가신가요?

회색늑대 님에 비하여

나는 온실의 화초 같아서

죽음과 삶을 말하기가 부끄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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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회색늑대

2015.10.10 02:51:14

누구에게나 한번 쯤 생길 수 있는 일이
좀 더 많았을 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더군요.
오히려 뭔가 드러내려 애쓴거 같아 부끄럽네요.
역시 변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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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2015.10.08 14:13:18

죽는것은 두렵지 않은데...

죽기전에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어떨지? 겁이납니다.

 

한달전... 암으로 투병하시던 은사님을 떠나보내고...

추석 전에는 매년 들리던 사과밭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고

서울서 큰아들이 내려와 사과 밭일을 하고 있었네요

 

언젠가는 누구나 다 죽음을 경험하겠지만...

주위에 소중한 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마음이

슬프고도 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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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0.08 16:23:51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대폭 늘었지만

마지막 10년 간은 온갖 질병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더군요.

평소 건강 관리를 해서 노환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디에도 없겠지요.

저도 고통이 심한 불치병에 걸리면 견디기 힘들어하겠지만

그건 닥친 다음에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게 좋겠지요.

남녀 평균 수명 통계에 따르면

바이올렛 님보다는 내가 먼저 죽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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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

2015.10.08 16:41:37

죽음이 두려운 지 아닌 지는 그것이 가까울 때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가까울 때 두려웠습니다. 

고통보다는 그 상황이 그런 것 같아요.


해리포터의 한장면이  생각나요.

해리포터의 <불사조 기사단>편에서

해리포터의 후견인인 시리우스가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시리우스는 의리있고 고독한 케릭터죠. 

2002년에 그 장면을 읽을 때 상상하기로는

큰 방이 있는데 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방둘레가 그 너머를 알 수 없는 베일로 둘러져있는 방에서 싸우는데

시리우스가 싸움에서 지면서 그 베일 뒤로 떨어져 사라지죠.

사라진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무척 슬펐어요.

죽음은 어떤 존재가 함께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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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0.08 22:01:26

유니스 님이 죽음을 가깝게 느껴보았나요?

나는 나이만 먹었지 그런 경험이 없군요.

죽음에 대한 저의 이야기는 관념적인 거고

유니스 님 같은 분의 경험이 실질적인 거 같습니다.

'어떤 존재가 함께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무언지

실감이 나는군요.

이 세상 전체가 언제가는 사라질 것들인데...

은나라

2016.05.04 14:25:42

죽음이 오히려 좋은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살면서 고통스러운것이 더 힘들지요.

근데 그 고통도 닥치면 겪어지고, 참아지고, 그러더라구요.

그 고통이 처음과 끝이 같은 고통이 아니고, 줄어들던지.. 아님, 점점 커지다가 사라지던지..니까요.

그 고통이 아프다고 악을 써도 겪어야 하고, 소리없이 참아도 어차피 겪어야 할거라면..

그냥 담담히 겪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죽음이 전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져야하고, 나만 똑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지옥에서까지 영원히 고통받는다는 것때문에 무척이나 두려운거였는데..

지금은 그 죽음의 두려움에서 해방된거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비밀한 방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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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5.04 22:12:53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된 거 같다니,

그것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 있겠어요.

주안

2016.05.04 23:04:10

C.S.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죽음을 받아들이십시오.

매일의 야망과 이루고 싶은 바람들의 죽음을,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몸의 죽음을 받아들이십시오.

주지 않는 것은 진정한 여러분의 것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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