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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0일
모두 죽는다(4)
어제 말한 하이데거의 생각을 조금 더 보충하겠다. 그는 죽음에 대한 현존재의 불안을 ‘현존재가 자기의 가장 독자적이고 무연관적이며 능가할 수 없는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 느끼는 불안이다.’라고 보았다. 여기서 죽음에 대한 성격이 세 가지로 규정된다.
1) 독자성- 죽음은 혼자만 가야 하는 길이다. 혼자 가기 때문에 아무도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다.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죽음을 아는 게 아니다. 죽음의 객관적인 현상만 볼 수 있을 뿐이다.
2) 무연관성- 죽음으로 현존재(Dasein)인 인간은 모든 연관성에서 떨어져나간다. 가족, 친구, 시공간 경험, 희로애락의 느낌도 모두 상실된다.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연관성이 끊어진다는 사실 앞에서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3) 불능가성- 죽음은 인간을 더 이상 실존할 수 없게 만든다. 인간은 그런 사태를 극복할 수 없다. 이렇게 인간에 의해서 능가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인간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단지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 자체라기보다는 자기가 집착했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한다는 섬뜩함 앞에서 느끼는 불안이다.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연관성이 끊어진다는 사실 앞에서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가 집착했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한다는 섬뜩함 앞" 이 두 구절이 마음속에 깊이 와 닿습니다. 제 나이가 50대 중반이건만 아직도 죽음 앞에서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제 신앙의 깊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듯 싶습니다. 열심히 달려 가다 보면 죽음을 넘어서는 믿음이 저한테도 오겠지요. 항상 생각할 글들 올려 주시는 목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살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