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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9일
가난한 과부 이야기(1)
어제 설교에서 주로 다룬 가난한 과부 이야기는 신앙의 본질에 관해서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 여자는 요즘으로 말하면 생활보호 대상자다.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모두가 피하고 싶은 운명에 떨어진 여자다. 가난과 불행을 신앙적으로 미화할 수는 없다. 그것 자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이 여자의 경우에 가난이 오히려 위대한 행동을 시도할 수 있는 내적 동인으로 작용했다.
마 5:3절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라고 했다. 병행구인 눅 6:20절은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으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라고 했다. 마태는 ‘심령이 가난한 자’라고 했고, 누가는 그냥 ‘난한 자’라고 했다. 실제로 가난한 사람을 가리킨다. 가난한 사람은 의지할 데가 없어서 마음도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가난한 사람도 욕심이 많을 수 있고, 난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서가 말하는 그 가난한 사람은 세상에 의지할 데가 없어서 오히려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나님의 통치만 기다리는 방식으로 살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돈으로 인해서 복잡해질 수 있는 삶에서 해방되어 근원적인 한 가지 사실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수도사들의 삶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사람이 바로 막 12장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