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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과부 이야기(3)

 

지난 주일의 성서일과 제1독서는 왕상 17:8-16절이다. 거기에도 과부가 나온다. 시돈 지역의 사르밧 마을에 한 과부가 살았다. 엘리야 선지자가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그 과부는 한 끼니의 먹을거리밖에 없었다. 그걸 아들에게 해먹이고 함께 죽을 작정이었다. 엘리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먼저 자기에게 먹을 해주고, 식구들은 남은 것을 먹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가뭄이 끝날 때까지 먹을거리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기꾼 같은 말을 한 것이다. 무슨 마음인지 과부는 그 말에 순종했다. 그 뒤로 이해하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엘리야의 말대로 이 과부의 밀가루 통에 가루가 떨어지지 않았고 병에 기름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른다. 과부의 마음을 시험해본 엘리야가 그 마음을 확인한 뒤에 자기 심부름꾼을 시켜서 그 과부 집에 먹을거리를 계속 대주었을지도 모르고, 엘리야가 그 지역의 유지에게 부탁해서 과부를 돌봐주게 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빈 밀가루 통에서 마술을 부리듯이 가루가 계속 생긴 거라고 보기는 힘들다. 성서기자들은 그런 것의 객관적 사실 여부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영적인 태도에 관심이 있었다.

왕상에 나오는 사렙다 과부의 영혼과 막 12장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의 영혼은 서로 통한다. 자신의 마지막 끼니마저 포기하고 하나님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긴 것이다. 세상의 삶에 대한 절망에서만 참된 신앙이 가능하다는 뜻인가? 죽음을 직면할 때만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은나라

2015.11.15 21:00:21

어렸을때..이말씀 듣고 하나님이 요술쟁이 인줄 알았다는..ㅎㅎ

성서기자들의 관심에 제가 관심이 쏠립니다.

"객관적사실 여부에 관심이 없고, 그런일이 일어날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영적인 태도" 이게 뭘까?를 잠시 멈추고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실제삶이 절망적이다..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한자만이 하나님께 모든것을 의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쉽진 않은거 같아요..

"가난한자" 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할수 있는 기회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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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11.15 21:46:17

'쉽진 않은거 같아요..'라는 은나라 님의 말이

솔직한 거고 옳기도 한 겁니다.

그래도, 아니 그러니까

그걸 더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대다수 기독교인들은 그런 노력을 포기하고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으로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실용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지요.

그게 잠시는 쉽고 재미 있을지 모르지만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는 데는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거지요.

주님의 평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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