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창문 아래 두 그루의 단풍나무가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심은 겁니다.
뿌리가 잘 내렸는지 올해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한달쯤 전에 다비안 한 분이 우리집에 왔다가
나무 심겨진 위치가 잘못되었다고 충고하시더군요.
창문에 너무 가까이 있는데다가
통행에 지장을 주는 위치이니 밖으로 1미터 이상 옮겨 심으라는 겁니다.
그 말에 제가 설득당했습니다.
그동안 옮길 자리에 구멍을 파는 작업을 몇번에 걸쳐서 했는데
땅이 너무 딱딱해서 진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는 이번 토요일 손님들이 올 때까지 해결이 안 될 거 같아서
어제(21일) 설교 준비를 마치고 4시반부터 팔을 걷어부치고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쉽지 않는 작업이었습니다.
구멍을 파다보니 큰 돌이 나와서 그걸 파내느라 고생했습니다.
자칫 허리를 삐끗하다가는 주일 예배에도 가지 못합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작업을 해서 결국 돌을 들어냈습니다. 거기에 물을 가득 부었습니다. 몇년 전에 수목원 사장이 일어준 나무심기의 팁이었습니다. 문제는 우리집 땅이 전혀 배수가 안 되는 나쁜 땅이라는 겁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을 몰라서 물을 가득 부어놓고 옮길 나무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세요.
나무를 그냥 캐면 안 되고 분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작년에 심을 때 만들어졌던 분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빙 둘러서 삽집을 했더니 분이 나오더군요. 잔뿌리는 많이 자라서 그것도 잘라냈습니다. 보십시요. 예쁘게 됐지요?
이걸 그대로 들어서 옮겨야 되는데, 저 혼자 힘으로는 끌어당길 수도 없었습니다. 집사람을 불러내서 겨우 옮겨서 물이 가득한 구덩이에 풍덩 하고 넣었습니다. 흙을 넣고 발로 밟았습니다. 뭔가 다져지는 느낌은 없고 늪처럼 물컹거리만 했습니다. 다시 옆에 작은 구덩이를 파서 마사토 비슷한 흙을 부어주고 대충 마무리 했습니다. 이렇게 한 나무만 옮겼습니다. 시간은 이미 충분히 흘러서 밤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운데 뒤로 보이는 나무는 원래 자리에 있는 거고, 오른 쪽의 나무가 새로 옮긴 겁니다. 통로가 확보되니 보기도 좋고 기분도 좋았습니다. 나무를 팬 그 자리에는 새로 만든 구덩이의 잔디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오늘(10월22일)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저 장면을 찍었습니다.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있지요?
비교적 작업을 잘한 거 같지요? 문제는 저 나무가 사냐, 죽느냐 하는 겁니다. 앞으로 아침 저녁으로 안수 기도를 해줘야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반대 방향입니다.
남은 나무는 아무래도 이번 주간에 옮기기 힘들고, 내년 봄으로 늦출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11월 중에 할 수도 있겠지요.
땅을 다루는 일은 어쨌든 고단한 일이에요. ^^.
나무를 옮겨 심느라 무척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1평 정도의 땅을 괭이로 갈아업는 것이 힘들어서 기계 힘을 빌릴 정도니까요.
농사는 기계가 99%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