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48)

조회 수 936 추천 수 0 2018.03.08 21:03:16

(48)

한 인간으로서의 불완전성은 아무리 많이 열거해도 끝나지 않는다. 다른 것은 이제 그만 두고 내가 목사이니 목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몇 가지만 생각나는 대로 말해보겠다. 여기서 말하는 내용은 현재의 목회 현장만이 아니라 1980년도에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 38년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해당되는 것이다.

신자들과의 관계는 이중적이다. 하나는 신앙적인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적인 차원이다. 신앙적인 차원에서는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어려움은 있었다. 예컨대 성경공부를 지도하면서 성경에 나오는 초자연적인 기적 이야기는 당시 사람들에게 그렇게 경험된 것이지 실제로 초자연적인 사건은 아니라는 나의 설명에 대해서 한 신자가 정면으로 반대한 일이 있었다. 그 문제로 인해서 약간의 다툼이 있었고 이로 인해서 그와의 관계가 소원하게 되었다. 내가 30대 중반 나이였을 때다. 신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유연하게 설명했으면 그 신자도 시험에 들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 누가 옳고 그름보다는 신앙생활을 지도해야 할 목사로서 시행착오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적인 차원은 좀더 심각하다. 정 목사의 목회가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하는 신자들이 일부 있었다. 독선적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아도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은 있었다. 그렇게 보이는 흔적들이 나에게 있지 않으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형식의 문제라기보다는 느낌의 문제라서 합리적인 논의로 해결이 나지 않았다. 지금의 대구샘터교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형식적으로 아무리 민주적이라고 해도 그런 틀 안에서 나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의도하면 그게 어떤 이들에게는 비민주적으로 비친다.

이런 문제들은 전체적으로 볼 때 리더십에 속한다. 신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늘 진정성 있게 대해야만 리더십이 살아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목사에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설령 일부 신자들의 생각이 부족해서 관계 형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목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노력을 성실하게 감당하지 않는 편이다. 본인들이 내 진심을 알아주면 고맙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쪽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태도로 인해서 교회를 떠나는 신자들이 있었다. 구원을 설교하고, 자신의 구원에 천착하는 목회자로서 무책임한 게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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