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63)

조회 수 1162 추천 수 0 2018.03.29 22:08:16

(63)

십계명과 율법만이 아니라 신약성경에 언급된 것들도 끊임없이 해석되어야 한다. 해석되지 않는 것은 도그마로 떨어지고, 도그마는 생명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동성애에 관해서만 한 마디 하겠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동성애를 명시적으로 비판한다. “...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 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1:26,27).

바울의 동성애 비판을 지금의 관점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가 살던 시대의 세계관이 오늘의 세계관과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바울은 여자들이 교회에서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전 14:35) 그뿐만 아니다. 바울은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며 여자의 머리는 남자이고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라고 규정하면서 여자들은 교회에서 머리를 천으로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전 11). 이런 주장은 2천 년 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만 정당하다.

바울 시대에 동성애가 매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풍년과 다산이라는 절대 이데올로기에 역행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시 로마 시대의 동성애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실행되곤 했다. 원래는 플라토닉 러브라는 단어에서 보듯이 자식을 낳기 위한 부부 사이의 성관계보다는 동성끼리의 성관계를 더 고상한 사랑의 행위라고 헬라 사람들은 생각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로마 시대에 동성애가 왜곡되기 시작했다. 세네카는 정욕에서 나온 동성애의 관습이 사치와 도덕적 방탕에 연관된다고 보았으며, 플르타크도 역시 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라고 보았다. 당시는 성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도 크게 부족했다. 이 대목에서 더 중요한 것은 바울이 동성애만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이방인들의 우상숭배와 유대인들의 율법주의까지 비판한다는 사실이다. 그가 주목하는 점은 인간이 총체적으로 죄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시대적인 배경과 신학적인 관점을 빼버리고 바울의 동성애 비판을 문자적으로 오늘의 삶에 적용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레벨:15]은성맘

2018.03.30 08:17:08

동성애 반대 서명을 받으며 띠를 두르고 목소리높이던 목사사모들과 장로님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누구보다 오랜세월 믿음생활하신분들일텐데 결국 성경의 문자적 해석으로 떨어져

지금 필요한부분만 발췌하여 성도를 호도하는 그 모습...

위에 쓰신것같이 말해주시는 분이 그 누구도 없었다는것이 참으로 안타까울뿐이었답니다.

그리고 ,교회도서관봉사를 하면서 진화론에 관한책은 치우는게 낫겠다 하신 분도 계셨을 정도였으니까요..


정목사님같은분을 알게 된 것이 그래서 더 귀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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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3.30 14:56:30

ㅎㅎ 제가 뭐 대단한 사실을 남보다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니고,

은성맘 님이 평소에 접하는 기독교가 소종파적 성격이 강해서

제 생각과 글을 통한 기독교의 세계가 상대적으로 새롭다고 느끼는 겁니다.

소종파적이라는 말은 세계에 대한 보편적인 이해가 없이

자기 열정과 경험에 집착함으로써

종종 퇴행적인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세계 교회의 차원에서 보면

소종파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덩치는 크지만 생각은 미숙한 아이와 비슷합니다.

귀한 부활절을 맞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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