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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우리가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것들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살아가는 데 많지 않아도 되거나 아예 없어도 되는 것들은 반드시 돈을 요구한다. 돈의 가치로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것들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은총은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지만 그것을 누리는 사람은 영적으로 열린 사람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렇다.

바람은 돈으로 사는 게 아니다. 바람 부는 시간에, 그리고 바람 부는 장소에서 바람을 맞기만 하면 된다. 바람은 다양하다. 장소에 따라서 다르고, 기온에 따라서 다르고,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경험된다. 그걸 세밀하게 느낄 줄 아는 사람은 많은 돈을 들여서 해외여행을 다니거나 사치품이나 비싼 골동품 등을 소장하지 않아도 만족스럽게 산다. 문제는 바람이 너무 흔하기 때문에 바람을 존재론적인 깊이에서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바람은 지구에서만 가능한 물리 현상이다. 달이나 화성에도 바람이 분다는 말이 있긴 하나 지구의 바람과는 품격이 다르다. 지구와 같은 정도의 공기와 기압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지구에 바람이 있다는 말은 지구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혈관에 피가 돌지 않고 고여 있으면 죽듯이 바람이 없으면 지구도 생명 없는 별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가 바람을 경험한다는 것은 바로 원초적 생명을 경험한다는 의미이다. 오죽했으면 성경기자들이 바람을 영이라고 말했겠는가.

사람이 어떻게 바람만으로 행복하게 사냐고 주장할 수 있다. 바람은 저절로 불어오니 시원하게 맞으면 되고 일단은 돈이 중요하고 말이다. 돈이 많으면 냉난방 잘 된 집에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긴 하다.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된다. 내가 보기에 바람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삶의 조건이 주어진다고 해도 행복한 것처럼 포즈는 취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행복하지는 않다. 그 조건들을 채우기 위해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바람(영)을 영혼의 깊이에서 경험한 사람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