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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무엇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답이 있다. 파렴치하고 부도덕하며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들이다. 이를 갈라디아서 표현으로 바꾸면 육체의 일이다. 바울은 육체의 일을 열다섯 항목으로 나열한다. 음행, 더러운 것, 호색, 우상 숭배, 주술, 원수 맺는 것, 분쟁, 시기, 분 냄, 당 짓는 것, 분열, 이단, 투기, 술 취함, 방탕이 그것이다. 이에 반해 성령의 일은 아홉 항목이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가 그것이다. 여기에 거론 된 것들은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만 다루어지는 게 아니다. 당시 로마 선생들도 인간 행위를 가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으로 구분해서 가르쳤다. 용맹도 그들에게는 귀한 가치였다. 동양 선생들도 마찬가지다. 인간 문명이 싹튼 곳에서는 어디서나 인간 행위에 대한 가치 평가가 이루어졌다.
구약의 율법은 유대인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자세하게 규정한다. 여기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죄의 결과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율법의 압축은 십계명이다. 앞의 네 항목은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뒤의 여섯 항목은 사람과의 관계다. 열 항목의 배열 순서를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가 서로 다르게 본다. 어쨌든지 사람과의 관계가 바로 인간 행위의 가치 평가인 윤리에 해당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모를 공경하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라.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부모에 대한 항목은 적극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었고, 나머지 여섯 가지 항목은 소극적으로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