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수)

 

지난 토요일 묵상에서

나병환자였다가 치료받은 사마리아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즉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구원했소.’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물으면서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그 대답을 알고 있지만

그대로 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독교가 말하는 믿음은

막연하게 잘 되겠지,

하나님이 알아서 잘해주겠지, 하는 게 아니다.

또는 무조건적인 낙관주의도 아니고

믿음 만능주의도 아니다.

그 믿음은 예수와 직결된다.

이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느끼며 사는 사람들은 드물다.

어렴풋이 그러려니 하지만

그 사실의 영적인 맥락으로 빠져들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예수 사건을 모른다는 데에 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명제를 입에만 달고 살지

그게 무슨 뜻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걸 몰라도 이 세상을 사는데,

그리고 기독교인 행세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건 불행한 일이다.

놀이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옆에서 구경하는 아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수에 대한 믿음이 구원의 근거인 이유는

예수를 통해서만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기독교의 기본 명제인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문제는 그 생명이 확실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경험한 삶과 성서가 말하는 생명이 일치되지 않는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예수 사건을 깊이 공부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먹고 사는 일에,

더 정확히 말해서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많이 즐기기 위한 일에 눈코 뜰 새 없는 때에

이런 공부에 누가 마음을 두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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