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나는 우주물리학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성경의 묵시문학이 연상된다. 요한계시록 기자는 우주의 파멸을 내다보았다. 몇 구절만 인용하겠다.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는 것 같이 떠나가고 각 산과 섬이 제 자리에서 옮겨지며...’(계 6:14).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해 삼분의 일과 달 삼분의 일과 별들의 삼분의 일이 타격을 받아 그 삼분의 일이 어두워지니 낮 삼분의 일은 비추임이 없고 밤도 그러하더라.’(계 8:12). ‘바다가 곧 죽은 자의 피같이 되니 바다 가운데 모든 생물이 죽더라.’(계 16:3). ‘각 섬도 없어지고 산악도 간 데 없더라.’(계 16:20).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계 21:1).
묵시사상가들은 현대 우주물리학자들에 비해서 우주에 대한 지식이 턱없이 부족했다. 기껏해야 점성술만 알았겠지만 사물과 하늘에 대한 직관력은 현대 우주물리학자들보다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결코 못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 저 하늘이 절대 불변이라고 생각하지 않다. 그것은 피조물이기에 생기기도 하고 없어질 수도 있다. 모든 것들은 무상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뚫어보았다. 고대 다른 민족들은 태양을 절대적인 대상으로 섬겼으나 유대 선지자들은 그것마저 상대화했다. 그것이 곧 창조신앙이다. 이런 창조신앙에 근거해서 요한계시록 기자는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이시라.’고 찬양할 수 있었다. 나도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창조하고 완성할 주 하나님을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