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30)

조회 수 1348 추천 수 0 2018.06.30 20:05:23

(130)

예수의 겟세마네 기도를 다루고 있는 공관복음서는 예수의 기도문을 한 절로 정리한다. 세 복음서가 똑같다. 14:36절만 보자.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나님을 향한 호칭이 마가복음에만 다르게 나온다. 마태와 누가는 복음서 언어인 헬라어 파테르라고 썼지만, 마가복음은 파테르만이 아니라 아람어 아빠를 추가했다. 예수는 당연히 아빠라는 아람어를 사용했다. 마가는 예수의 언어를 그대로 살린 반면에 마태와 누가는 헬라어로 번역한 것이다.

아람어 아빠는 우리의 말 아빠와는 뉘앙스가 다르다. 우리말 아빠는 주로 어린아이들이 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를 때 사용하는 단어다. 요즘은 성인이 되어서도 아빠라고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초등학교 다니던 딸들을 용돈 더 준다는 말로 나를 아버지라 부르도록 시도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아람어 아빠는 우리가 보통 아버지라고 부를 때처럼 친밀감을 전제하면서도 존경한다는 뜻까지 담고 있다. 예수 당시에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예수의 행태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이 너무 거룩하고 두려운 존재라서 이름을 붙일 수 없었다. 보통은 라고 불렀다. 예수도 하나님에게 이름을 붙인 건 아니다. 하나님 개념의 확장이자 심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이 아버지 호칭이다. 아버지로서의 하나님께 자신의 운명을 맡길 수 있었기에 예수는 십자가 처형이라는 운명을 뚫고 나갈 수 있었던 게 아니겠는가.

아버지 개념이 가장 실감 있게 전달되는 비유가 눅 15:11-32절이다. 소위 탕자의 비유. 이 비유에서 유산을 미리 받아내서 탕진한 둘째 아들이 아니라 그를 받아들인 아버지가 주제다. 아버지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상했지만 둘째 아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돌아오는 순간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이 돌아오자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축제를 열었다. 분노하고 징벌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바로 예수의 하나님 표상이다. 이에 근거해서 초기 기독교인들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과 자유의 차원에서 정립했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8:15, 참조 갈 4:6). 이는 곧 오늘 기독교인으로 사는 우리의 실존이 기쁨과 자유로 충만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경험하느냐에 따라서 실제 삶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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