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39)

조회 수 1121 추천 수 0 2018.07.13 21:41:54

(139)

존재 신비라는 말에서 신비는 오해받기 쉬운 단어다. 특히 개신교회에서는 그런 오해가 잦다. 신비를 산신령에게 나타나는 속성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더 극단적으로는 마술 비슷한 것으로 여긴다. 한국교회에서는 기도원 운동이 이런 왜곡된, 또는 정통 기독교 사상과는 구별되는 신비주의와 결합되었다. 방언, 입신, 축귀 등의 능력도 신비로 받아들여진다. 기독교 정통신학에서의 신비는 그런 것과 전혀 차원이 다르다. 나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같은 중세기 신비주의자에게서 기독교의 정통 신비주의가 무엇인지를 배웠다. 에크하르트는 그 누구보다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유한 속에서 무한의 깊이를 논리와 합리의 차원에서 경험하는 것이다. 아래는 폴 틸리히의 설명이다.

 

기독교 신비주의는 개인이 신적인 것의 심연에서 사라지는 절대적, 또는 추상적 신비주의, 곧 동방적 신비주의나 신플라톤적 신비주의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기독교 신비주의는 정통주의 프로테스탄트 신학자들조차도 그것을 신비적 합일’(unio mystica)이라고 일컬었던 것으로, 지금 여기서 우리에게 현존하는 신과 직접적으로 하나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통주의 신학자들도 여기서 인간이 참여할 수 있는 신 관계의 최고 형태라고 보았다.(폴 틸리히, 그리스도교 사상사, 228).

 

합리적으로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결코 신비주의자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신비는 합리적인 사유를 통해서 궁극적인 것을 만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우주물리학과 양자역학을 알아야만 세상이 얼마나 다층적이고 깊은지를 내다볼 수 있으며, 거기서 신비를 경험한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역사도 기계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생물학적 진화의 돌연변이 현상은 역사에서도 일어난다. 개인의 실존에는 무한한 심연이 자리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원인이자 궁극적인 미래인 하나님 경험을 신비 외에 그 어떤 개념으로 말할 수 있겠는가.


[레벨:21]주안

2018.07.14 08:37:11

폴 틸리히의 제자인 존 쉘비 스퐁 감독은

'하나님은 모든 존재의 근거이며,

생명의 원천이고 사랑의 원천이다.

기독교인은 무한하신 하나님의 신비의 바다를 헤엄치는 사람이다.' 고 했네요.

목사님이 말하신 존재 신비와 맥이 비슷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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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7.14 20:52:25

스퐁 감독의 글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인용하신 스퐁 감독의 말이 제 맘에 드는 걸 보니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디테일에 들어가서는 차이가 있겠고,

전체적으로는 그분의 내공이 저보다 몇 단계 위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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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7.14 14:42:17

깊은 공감을 표합니다.

창조된 모든 것을 통해서 신비를 경험합니다.

기독교의 신비는 놀라움이며 장중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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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7.14 20:53:49

하늘연어 님이 창조와 신비를 연결해서

놀라움과 장중함을 느낀다면

기독교 영성의 중심에 들어와 있는 겁니다.

귀한 주일을 맞으세요.

[레벨:21]주안

2018.08.24 14:24:42

모새골 공동체의 임영수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의 삶은 구도자의 삶이며

구도자의 삶은 존재 추구의 삶이다.

존재 추구의 삶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다.

라고 하셨네요.

'존재 신비'와 '존재 추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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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8.24 21:54:10

질문의 요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ㅎㅎ

존재 신비는 존재가 신비라는 뜻이고,

존재 추구는 존재를 추구한다는 뜻이잖아요.

조금더 풀어보면,

'존재신비'는 존재가 우리의 계산에 의해서 파악되지 않는 차원이라는 것이며,

'존재추구'는 행위나 소유가 아니라 근본을 추구한다는 뜻이에요.

각각 다른 개념이라서 서로 비교해서 차이를 찾는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답니다.

[레벨:21]주안

2018.08.25 00:29:38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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